국회의장 "91개 법안 당장 처리" 새누리 요구 거부
"최대한 기다릴 것, 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입력 : 2014-09-15 18:08:55 수정 : 2014-09-15 18:13:39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91개 민생법안을 당장 처리해달라는 새누리당의 요청을 거부했다. 
 
정 의장은 15일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당이 91개 법안에 대해 시급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합의 없이는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집권 여당이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순서다"라며 "아침소리 의원들이 여·야 지도부 의원들과 소통을 통해 좀더 원만하게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고없이 국회의장실을 방문했던 '아침소리' 새누리당 의원들은 추석민심과 식물국회를 이유로 들며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 의장은 일돤되게 부정된 의사를 전했다. 
 
정 의장은 앞으로 국회일정에 있어 여·야간 대화와 타협이 전제되지 않고 강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 의장은 아스피린을 예로 들며 "에볼라 바이러스가 심각하다고 해서 테스트도 완료하지 않은 극약을 처방했다가는 부작용이 엄청나다"며 "상대적으로 싸고 안정성있는 아스피린을 쓰는 것처럼 현재 패닉상태에 있는 야당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대화와 협의가 전제되지 않고 이를 강행했다가는 후폭풍이 거셀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상대당을 기다리는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
 
 
이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문제있다고 의장님도 직접 발언한 만큼 개정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에 "나도 국회선진화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여·야가 접촉해서 선진화법을 다듬어가는 것이 순서지 일방적인 직권상정을 다시 만들어내기 위한 의견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것 처럼 91개 법안이 당장 시급할 정도로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장은 "91개 법안중에서 1~2개를 제외하고는 시급한 법안은 없다"며 "최경환 부총리가 얘기하는 것처럼 당장 시급한 민생법안이 30여개 있다고 언론에서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한편 정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상황을 고려해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을 뒤로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여·야간 합의가 전제된 상태에서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시사했다.
 
 
정 의장은 "야당 지도부가 혼란에 빠진상태인데 대표연설을 이런상태에서 강행하도록 하는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대당에 대한 예의를 차려가면서 합리적으로 풀어야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7.30 재보궐 선거 당선의원들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정미경 의원은 "국회의장단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며 "7.30 재보궐 당선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91개 법안을 당장 처리해야 하는데에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5일 새누리당 초재선 '아침소리' 모임 의원들과 함께 국회 본회의 개최여부와 관련해 토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야당과 합의없이 91개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사진=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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