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전 회장 결국 '백기'..KB금융, 새 회장 인선 박차
금융위 상대 소송 취하, 등기이사직도 사퇴.."모든 것 내려놓겠다"
입력 : 2014-09-28 19:20:40 수정 : 2014-09-28 19:20:40
◇KB금융지주 명동 사옥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자신이 선언한 당국과의 전면전과 개인의 명예회복을 사실상 포기했다. KB금융은 후임 회장 인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임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처분'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29일자로 취하하기로 했다. KB금융(105560)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키로 했다.
 
임 전 회장은 이날 소송대리인을 통해 "모든 것으로 내려놓고자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임 전 회장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이사회가 본인의 해임을 강행한 데 이어 새 회장 선임에 착수한 만큼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다시 회장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위의 중징계 결정에도 임 전 회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금융감독원은 KB금융 전 계열사에 감독관을 파견하는 동시에 임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을 검찰 고발하면서 임 전 회장의 손발을 묶는데 주력했었다.
 
하지만 임 전 회장이 당국을 상대로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등기이사직에서도 자진 사퇴하면서 KB금융 이사회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게 됐다.
 
관련 법에 따르면 이사직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KB 이사회 및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는 차기 회장 선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B금융에 따르면 회추위는 내달 초 100여명 내외의 전체 후보군을 확정한 후 내달 2일쯤 10여명의 1차 후보군을 압축하기로 했다.
 
전체 후보군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B등급 이상을 받은 60여명의 후보군과 외부전문기관 2곳의 추천, 2명 이내의 회추위원 추천 등을 통해 약 100여명을 정한다. 
 
이후 1차 후보군 압축은 각 회추위원이 1∼5순위자를 추천, 상위 득점자 10여명의 후보권을 확정하고 이후 이들 가운데 2차 후보군 상위 4명 내외를 회추위원들의 추천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다시 이들 4명의 후보군에 대해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이르면 내달 하순 최종 회장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후보 선정은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전 회장이 이사직에서 스스로 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KB금융에 적을 두지 않은 완전한 '개인'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KB금융으로서는 당국과의 대립 국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차기 회장 선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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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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