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신용시장 재붕괴시 회복 지연"
"금융시장 안정, 경제 회복 대전제"
입력 : 2009-05-06 06:05:00 수정 : 2009-05-06 13:48:4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5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융시스템에 또 다른 충격이 올 경우 경제침체가 올해 내 느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FRB의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버냉키는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금융 컨디션이 재붕괴된다면 이는 경제활동을 심각한 수준으로 이끌고 가 다시 회복 단계 초기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 위축 속도가 둔화되는 것 같다"며 주택시장도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몇몇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버냉키는 FRB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긴급 자금 대출 프로그램 및 자산 매입을 통해 신용 시장을 부양하는 등의 전례없는 정책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주지는 않았다. 그의 발언은 "3월 이래 경제 전망이 소폭 개선됐으며 경제가 당분간은 약한 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지난 주 FRB 성명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FRB가 곧 웹사이트를 통해 대출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는 대출자의 수, 대출자들의 신용 집중도, 일반 기업과의 계약에 관한 세부사항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FRB는 일반에 공개되는 정보 범위를 계속해서 넓혀 나갈 것"이라고 버냉키는 말했다.
 
ISM 기록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는 버냉키의 발언은 경제 침체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여러 증거들에 의해 지지받고 있다. 이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경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비제조업 지수가 4월에 43.7을 기록, 지난 10월 이래 최고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50을 밑돌면 위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버냉키는 "우리는 경제 활동이 바닥을 치고 올해 후반께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가파르게 늘어만 가던 재고량도 다음 몇분기에 걸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날 의회 증언 후 버냉키는 상원 공화당 정책 위원회와 회동했다. 정책 위원회 의장인 존 엔사인 네바다주 상원의원이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버냉키는 이 자리에서 상원의원들에게 경제가 내년 약 2% 성장하고, 2011년에는 4%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하는 조건들
 
"하지만 FRB 의장이 항상 말하는 것과 같이 (경제가 회복되려면)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 많은 전제 조건들이 있다"고 엔사인은 덧붙였다. 엔사인은 "그 중 하나가 더이상 금융 시장, 특히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점"이라며 버냉키가 "이와 같은 가정은 실로 커다란 전제"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19개 대형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발표되기 이틀 전이지만 버냉키는 이날 의회에 테스트 결과에 대한 힌트를 거의 주지 않았다. 다만 그는 워싱턴에서 은행들이 "광범위한 자본 충당을 요구받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정부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행들은 오늘 정부 관료들로부터 평가 결과를 받을 예정이다. 19개 중 약 10개 은행이 경제 침체가 더 깊어질 것에 대비해 추가 자금 조달을 필요로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점쳤다. 이들은 은행들 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에 보다 큰 완충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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