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기업 리더십…상호작용 모델 바꿔야
입력 : 2015-07-12 09:30:00 수정 : 2015-07-12 09:30:00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십(digital leadership)이 요구된다. 산업 시대보다 기술 개발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데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건 하나 잘 만들어서 팔겠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성공은 고사하고 살아남기도 어려워졌다.
 
◇한 기업인이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 건물 앞에 서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기업이 포스트산업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필요한 것이 민첩함이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는 소비자의 취향이 금방금방 바뀐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가 유입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더 똑똑해졌고, 욕구도 다양해졌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상품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 선택지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경쟁사에 한발 앞서서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트렌드 만으로는 고객의 심중을 헤아릴 수 없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상호작용 모델(interaction model)이 필요하다. 기업은 고장 난 제품을 고쳐주는 경우를 제외하면 고객을 대면할 일이 없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판매 전보다 판매 이후가 더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기업은 제품을 판 이후에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사용 후기를 듣거나 피드백을 얻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IT 기업의 경우에는 구버전을 업그레이드 해주면서 소비자와 주기적으로 접촉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다음 버전에 반영한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개발로 기업과 고객 사이의 대화는 더 빈번해지고 서비스는 더 개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식의 상호 소통과 마케팅은 과거에는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다.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되 기술 자체보다는 사용자의 경험에 집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 고객은 신기술이 주는 편리함과 재미에 관심이 있지, 기술 자체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사용하기에 불편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기업 연구개발(R&D) 담당자는 복잡한 기술을 단순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던 것도 혁신적인 기술을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소비자는 제품에 어디 부품이 쓰였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의 기술이나 부속품을 적절히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완성품에 얼마나 큰 만족감을 느끼는지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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