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정건전성 위해 3년간 정부지출 동결"
무조건적 中企 지원, 비과세·감면 철폐해야
입력 : 2009-06-22 16:00:05 수정 : 2009-06-22 17:41:31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안정성장을 위해 적극적 긴축재정을 통해 향후 3년간 지출을 0%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통폐합·축소를 유도하고 비과세와 감면제도는 원칙적으로 폐지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22일 서울 회기동 KDI 별과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고 연구원은 "국내경기 저점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진국의 부채문제와 중국경제가 급속히 부상하면서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향후 재정정책의 핵심과제는 재정건전성의 조속한 회복, 성장잠재력의 확충, 사회안전망 정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향후 3년간 지출증가율을 연평균 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통합재정 규모를 감안할 때 연간 25조원에 이르는 감세와 29조원에 달하는 수퍼추경이 가져오는 27%의 지출증가는 일반적인 통합재정 증가율(9%)의 3년치 증가를 의미한다"며 지출증가율의 '제로베이스' 유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국세수입 감소가 총 99조원에 육박해 재정균형을 조속히 회복하지 못한다면 1970년대 후반의 선진국의 사례와 같은 재정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 고 연구원은 "과거와 같은 '약자보호'의 관점에서 탈피해 엄정한 경쟁원리를 도입해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 지원을 추진함과 동시에 대외개방 확대와 진입규제 철폐, 공공부문 선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과세·감면 축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고 연구원은 "법인세율 인하와 소득세율 인하는 기업투자과 근로활동의 한계수익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과제"라며 "여기에 비과세와 감면 등의 조세지출을 축소·철폐를 원칙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해 세입기반을 확대해야 하고 분명한 존재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존치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 국민연금의 대상범위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 상황은 브이자(V)형 회복세를 보인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기 어렵다"며 "민간경제의 자생적 회복력이 부족한 지금보다 내년이후에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정책 기조를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재의 논의는 외환과 금융위기는 반복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러한 구조에 대한 통제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금융분야의 문제를 재정이 해결하는 구조에 대한 재발방지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현 상황에서 지출증가율을 0%로 가는 것은 무리"라며 "정상적으로 추진하되 지출계수 대비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무리한 감세는 중단해야하지만 경제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됐을 때 비로소 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바닥론이 나오는 것은 결국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감세의 논의는 필요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고 감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중점 재원배분방향 등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출구전략(exit strategy) 수립을 목표로 한 '총괄·총량분야'를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연구개발(R&D), 산업 · 중소기업, 보건 ·복지 등 11개 분야별 재정정책 방향과 현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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