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쇼어링'에서 '온쇼어링'으로…전기차·배터리 '악재'
피격이 앞당긴 트럼프 2기 '트럼프 대세론'
대미·대한 무역 기류 긴장감 고조
'K-자동차' 대미 의존 47.3% 흔들리나
무역·공급망 등 전반적 관계 변화 불가피
입력 : 2024-07-16 17:20:25 수정 : 2024-07-16 17:20:4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에 따라 미국의 대선 기세가 '트럼프 대세론'으로 굳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입니다.
 
'프렌드쇼어링(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구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달리 미국 공급망 중심의 '온쇼어링(해외 공장 자국 내 유치)' 입장인 트럼프 리스크 탓에 무역·공급망 등 전반적인 관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대 수출 실적을 써가고 있는 북미 시장의 K-자동차산업은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트럼프는 미국 무역적자 원인으로 한국·일본 등의 자동차와 부품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잘 팔리는 K-자동차, 북미 의존도↑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습니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을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의 수출 호조세가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상반기 지역별 수출을 보면 대부분 지역은 감소했으나 북미 수출이 늘면서 전체 수출을 이끌었습니다. 북미 수출은 217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나 증가했습니다. 유럽 지역(67억달러)은 최근 독일·북유럽의 전기차 판매 감소 영향으로 23%, 중동(25억달러)은 18% 각각 감소했습니다.
 
더욱이 상반기 자동차 생산량을 보면 215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으나, 생산 차량에 대한 수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산업부는 "울산·화성 등 주요 공장이 최대 가동되면서 월평균 35만대 이상의 실적을 유지 중"이라며 "7월부터 기아 광명공장이 전기차 전환 공사를 마치고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수출의 47.3%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산업경제분석을 보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082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1%에 달합니다.
 
특히 완성차의 미국 의존도는 50%를 넘어섰고 전기차 미국 비중이 45.5%에 달하는 등 부품의 37.7%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전기차 수출에 대한 미국 의존 속도는 2019년 이후 2023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88%에 달할 정도로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북미지역 수출 호조세 지속과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수요 확대 등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트럼프 기세…흔들리는 관세·최혜국
 
문제는 미국 내 자동차산업이 정치적 성향이나 대통령의 특성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이든은 니어·프렌드 쇼어링을 추구하는 등 동맹국의 역할을 비교적 중시하는 반면, 트럼프는 자국 공급망 중심의 온쇼어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국 우선을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는 중국 견제에 있어 독자적이고 광범위한 제재 수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고 60%에 달하는 보편 관세 부과와 최혜국대우 철폐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트럼프는 화석연료산업 부흥, 기후 변화 회의론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친환경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배터리 등에 대한 생산·구매 보조금 등에서도 견해 차이가 큽니다.
 
김경유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자동차산업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 과도한 의존에 따른 불안정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경유 위원은 "빠른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 우리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 개척 노력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전기차 보급 속도가 정체되고 일부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 동향 및 환경정책 변화에 빠른 대응을 위해 다양한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중국산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진출 국내 부품 업체들의 국내 유턴 가능성이 제고되고 있다.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이 있으나 현행 지원방안에 대한 문제점, 이슈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대선까지 4개월 남았으나 트럼프와 바이든의 승리 확률은 점차 벌어지고 있다"며 "7월 14일 피격 이후 강한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며 승리 확률이 더 높아졌다. 대선뿐만 아니라 상원, 하원 모두 공화당이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중국 관세율 60% 외에도 미국 전체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도입하고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대미수출 의존도가 20% 가까이 높아지면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 품목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대외부문의 국내 성장 기여도가 약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망했습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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