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선호에 '현금없는 사회' 성큼
지갑 속 현금 평균 7만4000원…1년 새 3000원 줄어
입력 : 2016-02-02 15:10:35 수정 : 2016-02-02 15:11:21
편리함 등으로 인해 신용카드 이용이 급증하면서 현금 사용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물건 값을 지불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평소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현금도 평균 7만4000원으로 1년 새 3000원이 줄었다.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현금없는 사회'가 대한민국에도 성큼 다가온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2015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수단은 전체(건수 기준)의 39.7%를 차지한 신용카드로 조사됐다. 이어 현금(36.0%), 체크·직불카드(14.1%)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현금 이용비중이 줄고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현금의 경우 2014년 38.9%에서 지난해 36.0%로 감소한 반면, 신용카드는 같은 기간 31.4%에서 39.7%로 크게 증가해 신용카드가 현금을 추월했다.
 
이용금액 기준으로 봐도 신용카드 비중은 40.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현금(29.0%), 체크·직불카드(14.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1만원 미만 소액결제에서도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2014년 18.9%에서 22.9%로 늘었다.
 
송은영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연구과장은 "지급수단 중 현금의 이용비중이 줄어들고 신용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의 이용이 늘어나는 등 현금사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슈퍼마켓, 편의점, 일반음식점 등에서의 소액결제에 대해서도 비현금 지급수단이 현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 사용이 감소하면서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현찰은 줄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현금 보유 금액은 7만4000원으로 2014년(7만7000원)보다 3000원 감소했다. 현금 보유액은 남성이 7만6000원으로 여성 7만1000원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50대가 8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다 보니 현금을 찾는 횟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예금계좌에서 현금을 찾는 방법은 96.6%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이었는데, 한 달에 3.1회 정도만 찾았다. 평균 인출금액은 14만90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인출 횟수(3.4회)와 인출 금액(19만원) 모두 줄었다.
 
갈수록 현금 사용이 줄고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나면서 '현금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실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현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중장기 지급결제업무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시중의 동전 사용을 줄이는 '동전없는 사회'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이락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우리나라가 현금없는 사회로 바로 가기에는 아직 법적 제약이 많다"면서도 "스웨덴 등 일부 북유럽 국가의 사례를 통해 관련 지급결제시스템도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 28일부터 9월 24일까지 대면조사한 결과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2015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수단은 전체(건수 기준)의 39.7%를 차지한 신용카드로 조사됐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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