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IG, 4족 보행 로봇 경쟁관계 형성
LIG넥스원 7월31일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예정
삼성 출자 레인보우로보틱스, 국책과제 수행 중
복권 된 구본상 회장, 드라이브 걸지 주목
입력 : 2024-07-24 16:14:37 수정 : 2024-07-24 16:14:37
[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LIG넥스원이 오는 7월31일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면 삼성과도 경쟁관계에 놓입니다.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출자했으며 이 회사는 군용 4족 보행 로봇을 개발 중입니다. 고스트로보틱스가 미 방산 분야에 납품하는 4족 보행 로봇과 겹칩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14.71% 지분 출자했으며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콜옵션도 보유 중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책연구 과제로 군용 로봇개를 개발해왔습니다. 민군겸용이라 상업용으로도 보급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과거 방산업(삼성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한 이후 신사업인 로봇 투자도 상업용에만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그럼에도 4족 보행 로봇은 시장에서 이미 경호용으로 쓰이고 있어 방산업에 재진출할 가능성도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군 납품 목적을 두고 관련 환경에 적합한 로봇을 개발 중입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미국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더불어 4족 보행 로봇 경쟁관계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에 편입돼 있어 또한 관계가 얽힙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지난해 내수 진출을 타진했으나 구체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LIG넥스원이 인수하면 군용 보급은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봅니다.
 
 
 
전날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인 LNGR에 유상증자한다고 밝혔습니다. LNGR은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2억4000만달러(3321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며 이번 증자 및 한국프라이빗에쿼티의 교환사채인수대금으로 자금을 조달합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있으면 내수 진출도 당연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LIG넥스원 측은 다만 “아직 인수 전이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개발 단계이지만 고스트로보틱스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라 군 납품이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그러나 국내 군 환경에 적합한 로봇을 개발해왔어서 경쟁우위에 있다는 자신감도 보입니다. 특히 험지환경에서 매니퓰레이터(로봇팔)를 활용해 지뢰와 같은 위험물을 탐지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연구과제는 2027년 5월31일에 끝나 상용화까진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연초 특별복권돼 경영보폭을 넓히면서 관련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지 주목됩니다. 구 회장은 현 정부와 악연이 부각돼 왔지만 복권으로 반전된 분위기입니다. 구 회장을 사기성 기업어음(CP) 사건으로 수사했던 게 과거 검찰 시절 윤석열 대통령(당시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작년 1월 UAE 경제사절단엔 LIG넥스원이 동행했으나 이후엔 매번 빠졌습니다. 구 회장 역시 특별사면 때마다 번번이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아덱스 개막식과 12월 청년 방위산업 간담회 때 윤 대통령이 직접 LIG넥스원을 찾았고 올 들어 복권까지 이어졌습니다.
 
구 회장은 LIG넥스원 미등기임원 상태라 복권 후 등기이사에 오를지도 관심입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조세포탈 혐의가 아직 항소심 중인 게 여전히 걸림돌입니다. 항소심은 2022년 10월까지 공판이 진행되다가 이후 서류 제출만 있고 소강상태를 보입니다.
 
한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국책연구과제는 국가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올해 정부출연금 등이 축소됐습니다. 회사측은 그러나 “연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용 로봇시장에선 삼성테크윈이 전신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을 개발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기술성과나 상용화 로드맵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1월16일(현지시간) UAE 국빈 방문 중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아부다비 에티하드타워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 등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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