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ESG 희비…시몬스 '전념' 대 에이스침대 '미지근’
시몬스, 난연 특허 공개·ESG 침대·파머스 마켓 등 파격 행보
에이스침대, 환경경영시스템 표준·쌀 기증 등 예년 수준
입력 : 2024-09-04 16:47:14 수정 : 2024-09-04 16:47:14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시몬스와 에이스침대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고 안유수 에이스침대(003800) 창업주의 아들이 각각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에도, 최근 모든 사업의 초점을 ESG에 맞추고 있는 시몬스와 달리 에이스침대는 예전 수준의 경영방침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다방면 ESG에 진심인 시몬스
 
시몬스는 침대업계에서 ESG에 신경 쓰는 기업 중 단연 첫 손에 꼽힙니다. 시몬스의 ESG 행보는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는데, 올해 들어 ESG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상품 기획부터 사업 방향, 각종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두 ESG에 초점을 맞춘 모습입니다.
 
우선 올 초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를 외부에 공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시몬스는 지난 2018년부터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 중인데, 2020년 관련 특허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봉합실,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밑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불에 잘 타지 않거나 불이 붙더라도 천천히 자연 소멸되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매트리스 전면에 난연 기능을 갖췄습니다.
 
시몬스가 이처럼 기술 개발에 이어 특허 공개까지 나선 것은 각종 화재사건에서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등 위험성이 부각된 점이 영향을 미쳤는데요. 무엇보다 타사도 시몬스의 난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를 개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사진=시몬스)
 
또 2020년부터 시몬스는 소아암 및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투병 환아들을 위해 매년 5억원씩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통합케어센터의 출범을 돕습니다. 센터는 재택의료, 단기입원, 병원학교, 재활치료 등을 아우르게 됩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ESG 침대 '뷰티레스트 1925'를 통해서는 해당 매트리스가 판매될 때마다 소비자가격의 5%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부금으로 적립하고 있습니다. 누적 기부금이 5억원에 달합니다. 시몬스는 이제까지 환아들을 위한 기부금액 15억원과 뷰티레스트 1925를 통한 기부금액 5억원 등 총 20억원을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했습니다.
 
이밖에도 이천 농가의 판로 개척을 위해 2018년부터 '파머스 마켓'을 시작해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운영 중인데요. 행사에 사용되는 집기, 부스, 디스플레이, 홍보 등 판매에 필요한 제반 사항 일체를 시몬스가 제공합니다. 또 2018년부터 명절마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생활용품을 이천 지역사회에 지원해왔는데 총 12번의 기부를 통해 시몬스는 이천 지역사회에 약 5억원에 달하는 생활용품을 기부했습니다.
 
시몬스의 뷰티레스트 1925. (사진=시몬스)
 
시몬스는 최근 상품과 마케팅마저도 아예 ESG를 중심가치로 두는 쪽으로 전향했습니다. N32 비건매트리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최근엔 대표 매트리스인 뷰티레스트 론칭 100주년을 앞두고 신제품인 반영구 매트리스를 공개했는데요. 환경을 위한 원자재를 사용하고 제품 사용주기를 늘리면 폐기물이 줄어들어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올 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130평형 규모에 달하는 대형 부스를 마련해 ESG에 대한 열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시몬스는 미래 시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활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에 앞장서 왔다. 품질 혁신 또한 지속가능한 선순환이자 사회적 책임의 한 축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결정이기도 하다"며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나 다름없다. 시몬스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이스침대의 루체-III 내추럴오크. (사진=에이스침대)
 
'낮은 ESG 등급' 과제로 남은 에이스침대
 
시몬스만큼은 아니지만 에이스침대의 경우에도 ESG 경영과 관련된 활동들이 존재하긴 합니다. 에이스침대는 환경과 관련, 환경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14001을 획득해 관리하고 있으며 사업장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분야의 활동에서 환경을 고려한 체계적인 경영이 이뤄지도록 점검 및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회 부문에서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올해 초 신축된 경기도 이천 에이스경로회관이 대표적인데, 이곳은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어르신께 무료 점심을 제공할 수 있는 식사 공간 및 여가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밖에 사회복지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을 통한 쌀 기증 사업 역시 계속 이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에이스침대는 1999년부터 올해 설까지 약 35억4000만원 상당의 쌀을 취약계층에 기부한 바 있습니다. 올 1월에는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고자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총 1억원 상당의 연탄 12만장을 기증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ESG 경영 방침이 시대 변화 흐름에 발맞추는 수준으로 크게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낮은 ESG 등급을 받기도 했는데요. 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스침대는 환경 D등급, 사회는 C등급, 지배구조는 B등급으로, 통합등급 C로 평가됐습니다. 세 영역 중 한 영역도 양호군에 들지 못하고 취약군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향후 ESG 정책 확대 계획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대한민국 대표 침대 브랜드로서 역할과 책임을 이행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ESG경영 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1월4일 에이스침대가 경기도 이천에서 에이스경로회관을 재개관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에이스침대)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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