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레바논 민방위 구급대원들이 남부 항구 도시 시돈에서 휴대용 호출기가 폭발해 부상당한 한 남성을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선호출기가 17일(현지시간) 동시에 폭발해 11명이 숨지고 약 400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바논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베카밸리,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레바논 보건당국에선 부상자 중 약 400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이번에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헤즈볼라가 몇 달 전 도입한 기종이고, 오후 3시45분부터 1시간가량 폭발이 계속됐습니다. 특히 헤즈볼라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집중적으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무선호출기는 헤즈볼라와 레바논의 다른 무장단체들이 메시지를 주고 받는 데 사용됐다고 합니다.
무선호출기의 폭발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레바논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마스는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측은 폭발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은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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