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한 달째 침묵 이어가는 북
외교당국, 과도기 도발 방지 총력
입력 : 2020-12-06 12:00:00 수정 : 2020-12-06 12: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 지 거의 한 달이 지나도록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외교당국은 북이 도발하거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만큼 도발을 방지하고 대화 모멘텀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바이든 후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달 7일 이후 지금껏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 당선 당시 나흘 만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아흐레만에 입장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 대선 결과가 확실시된 지 18일 만인 지난달 25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뒤늦은 축전을 보냈다. 아직까지 입장을 내지 않은 정상으로는 "법정 다툼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시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이 있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선거당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선 이후 두 차례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조 바이든 후보 당선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 모습.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30일 보도) 
 
북한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커지는 건 한국일 수밖에 없다. 북이 미 정권교체기 도발한 전력이 있는 데다, 지난 10월 당 창건기념일 선보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자칫 북미관계가 얼어붙어 트럼프 시기 북미대화 성과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어가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부터는 어느 순간이라도 북한이 밖으로 나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과도기에 도발로 갈 수 있는 요소들을 줄이고 동시에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 문제에 관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 도발하지 않아도 대화에 나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외교를 통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설득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내주 한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건 부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인물인 만큼 새 정부의 대북 입장 정립 과정에서 정책 승계와 경험 공유 등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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