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입력 : 2022-12-21 09:46:27 수정 : 2022-12-21 09:46:2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작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김연수가 9년 만에 펴낸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선정됐다.
 
교보문고는 소설가 약 90여 명에게 추천을 의뢰해 그 중 답변을 준 50명의 추천 도서를 모아 '2022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리스트를 21일 발표했다.
 
2021년 12월 출간된 소설부터 2022년 11월까지로 한정했으며, 작가에게 가장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소설을 한 권에서 다섯 권까지, 총 97권을 추천 받았다. 
 
올해 소설가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총 10명에게 추천을 받은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다. 김연수 작가는 이번 1위 선정에 대해 "동료 소설가들의 눈이 아주 매서운데 그런 분들이 제 소설을 좋게 읽어 주셨다고 하니, 굉장히 특별한 칭찬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그 분들에게 제 소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동 2위는 총 7표를 받은 김지연 작가의 '마음에 없는 소리'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Oh William!)'이 차지했다. 김지연 작가는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마음에 없는 소리'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소설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로, 이전에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올해 출간된 '오, 윌리엄!'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화자 루시가 전 남편이자 오랜 친구인 윌리엄에게 일어난 사건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2019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선우 작가의 첫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가 3위에 꼽혔다. 유령, 변종 해파리, 나무가 된 사람 등 환상적인 존재들이 일상적인 사건처럼 삶에 스며드는 이야기다. 정지아 작가가 1990년 발표한 '빨치산의 딸' 이후 무려 32년만에 낸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공동 순위에 올랐다.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 속에서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을 꿰뚫는 소설이다.
 
이미상 작가의 '이중 작가 초롱'이 5명의 추천을 받아 4위, 이기호 작가의 연작 짧은 소설집 '눈감지 마라'가 4표로 5위에 올랐다.
 
올해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작가들의 첫 작품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김지연 작가, 임선우 작가, 이미상 작가를 비롯해 박선우, 송지현, 김병운, 김유담, 김홍, 조예은 등 첫 책 또는 두 세 번째 책을 펴낸 젊은 작가들의 개성과 참신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책들('그들의 말 혹은 침묵', '남자의 자리', '여자아이 기억')은 총 5명의 추천을 받았다. 
 
이번 리스트에 대해 문학동네 편집부의 강윤정 차장은 "올해는 중견작가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 역시 고루 사랑을 받은 특별한 한 해였다”며 "여러 소설가의 다양한 작품을 골고루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풍요롭고 흔치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9년 만에 소설집을 낸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사진=교보문고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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