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학살 논란으로 번진 민주당 '대의원제 폐지'
10일 혁신위 최종 혁신안 발표…대의원제·공천룰 손볼듯
계파 갈등 화약고…'비명계 공천 불이익' 대 '합리적 조정'
입력 : 2023-08-09 17:37:02 수정 : 2023-08-09 19:16:46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당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 혁신위원회의 최종 혁신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를 두고 당내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김은경호 혁신안에 대의원제도와 공천룰을 손보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의원제도와 공천룰 수정안이 반대편을 겨냥한 ‘공천 학살’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은경호 최종 혁신안에 전운 감도는 민주당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대의원제 폐지 또는 축소와 현역 의원 기득권을 약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10일 발표합니다. 지난 8일 혁신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혁신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타나 발표가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의원제와 공천룰은 내년 총선과 차기 당권이 걸린 문제이기에 당내 화약고로 꼽혀왔습니다. 특히 대의원제의 경우 전당대회 당 지도부 선출 방식과 직결되는데요. 민주당 대표 선거에는 대의원 투표 30%, 권리당원 투표 40%가 각각 반영되는데, 대의원 1명의 표가 권리당원 60명 표의 가치를 갖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는 혁신위발 공천룰, 대의원제 논란을 두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비명계의 저항은 매우 거셉니다. 그 핵심은 이번 혁신안이 비명계를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려는 용도로 쓰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입니다. 다음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해 ‘친명 체제’를 견고히 하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명계 “학살”…친명계 “과도한 오해”
 
이원욱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룰은 1년 전 확정하게 돼 있는 당헌에 따라 지난해 확정된 것”이라며 “공천룰을 자꾸 손보겠다는 것 자체가 비명계 학살”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천룰고 대의원제 수정안이 수용되려면 “대의원제나 공천룰 때문에 지지도가 못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비명계 학살이라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공천룰을 이재명계 일색의 혁신위가 건드리는 것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의구심이 기우라고 일축합니다. 김영진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가 누구의 말을 따라서 하는 그런 혁신위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혁신위는 혁신위 나름의 원칙과 기준을 두고 논의하고 제안한다. 과도한 오해”라고 맞섰습니다. 그러면서 “대의원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지만 제도 변화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며 “찬반이 아닌 합리적 조정을 원하는 제3의 의견도 있는 만큼 잘 조정해서 내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고위원들도 대의원제 폐지나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의원제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아무리 힘센 제왕도 민주주의를 막을 수 없었듯 민주당의 민주주의 1인 1표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당의 주인인 당원이 대의원의 60분의 1표를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이 관여해 임명하는 1만6000명 대의원보다 130만명 권리당원이 더 국민과 가까이 있다”고 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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