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고발→출입제한'도 모자라…소송까지
KTV, 영상 사용제한→민사소송…'천공 보도' 이후 언론탄압 '지속'
입력 : 2023-10-20 06:00:00 수정 : 2023-10-20 06:00:00
(사진=KTV 나누리 포털 홈페이지 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 기자] 윤석열정부의 언론탄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속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 보도 이후 본지 기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대통령실 출입 제한, 한국정책방송원(KTV국민방송·원장 하종대)의 영상자료 사용 중단에 이어 검찰 송치까지 단행됐습니다. 급기야 최근엔 KTV에서 정정보도 청구 민사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본지 기자 4명 '검찰 송치'…253일째 '출입 제한'
 
본지에 대한 언론 탄압의 시작은 지난 2월3일 대통령실의 '형사 고발'이었습니다.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문제를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본지 기자 4명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8월31일 경찰은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 내용을 보도한 본지 기자 4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기자를 검찰에 송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천공 보도의 후폭풍은 고발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 교체도 무기한 보류됐습니다. 본지 기자가 대통령실에 처음으로 출입기자 교체 서류를 제출한 시기는 지난 1월26일입니다. 이어 2월9일 대통령실 출입기자 교체를 위한 서류절차를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취재는 지금도 막혀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기 위해선 신원 조회를 통과해야 하는데,19일 기준으로 253일째 진행 중입니다. 보통 신원 조회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실이 본지 기자의 출입을 봉쇄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실이 '천공 의혹' 보도와 '출입처 문제'를 연관지어 대응한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KTV…"언론 길들이기"
 
5월2일엔 KTV가 '영상자료 사용 전면 중단'을 본지에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KTV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KTV는 당시 업무협약과 나누리 포털 콘텐츠 이용 약관 위반, KTV 영상 불법 다운로드 등의 이유로 영상자료 이용 중단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KTV는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KTV 측 관계자는 지난 본지에 영상자료 사용 중단을 통보하며 "대통령실에서 난리가 났다"고 밝혔습니다. KTV의 영상 사용제한 통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근엔 KTV에서 본지의 7월7일자 <KTV, 일방적 영상제공 중단…위헌논란 직면> 기사에 대해서 허위 보도를 이유로 정정보도 청구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KTV는 본지가 이용약관·업무협약에 맞지 않게 영상물을 필요 이상으로 다운로드해 무단으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이러한 행위에 대해 본지에 주의 조치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영상자료 공유를 중단한 것인데, 본지의 보도 내용은 이와 달랐다는 겁니다. 특히 본지가 영상 자료를 정권 비판 보도에 활용했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한 것은 아니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용약관·업무협약 위배에 따른 사용 중단 조치라는 겁니다.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KTV가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만큼, 정보 제공에 기준을 가지고 일관성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국민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언론사에만 정보를 주겠다는 것은 '언론사 길들이기'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박주용

꾸미지 않은 뉴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