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유동규, 대장동 재판서 또 설전
유동규가 남욱에게 받은 3억원 경위 두고 공방
이재명 "큰 사업은 반드시 수사…절차 어기지 말라 주의"
유동규 "수법 잘 아는 만큼 피하는 법도 잘 아는 것 같아"
입력 : 2024-01-30 20:43:53 수정 : 2024-01-30 20:43:53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에서 또다시 설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13차 공판을 열었습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 대표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도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민간사업자였던 남욱 변호사에게 돈을 요구할 때 정 전 실장에게도 해당 사안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표가 직접 증인신문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 간부회의 때 제가 뇌물을 받거나 업자들하고 어울려 다니면 언젠가는 반드시 걸린다. 업자들은 그걸 대비해서 현금 띠지 등을 남겨준다고 했는데 들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여러 번 하셨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런데 증인은 그런 얘기를 여러 차례 듣고도 정진상 피고인한테 '우리 3억 요구하자'는 얘기를 나눴다는 것이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그러면 제가 내준 호텔을 왜 가셨냐"며 맞받아쳤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부산 해운대의 호텔에 체류하며 쓴 휴가비 등을 자신의 돈으로 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 대표가 "말 돌리지 말라"고 말하며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지자 유 전 본부장은 "부산 호텔 갈 때 제가 (돈을) 내준 거 모르냐"면서 "영수증도 제가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재판장이 중재하며 "3억원을 요구할 때 정진상 피고인에게 말한 적 있는지 명확하게 답변해달라"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당연히 3억원 정도 불러보겠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지난 26일 진행된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로부터 3억원을 받은 경위를 물으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 대표는 3억원에 달하는 차용증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의 받은 뇌물 폭로를 막기 위한 돈 아니냐고 추궁했고,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돈 받으러 온 사람이 이 대표가 잘 아는 건달이었다며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유 전 본부장을 향해 "어떤 부정행위를 하고 숨기는 건 개인이고 찾아내는 건 전문성 갖춘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절대 못 숨긴다"며 "대장동 같이 큰 사업들은 반드시 수사받으니 절대 절차에 어긋나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안 된다고 얘기한 것 기억하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수법 잘 아는 만큼 피해 가는 방법도 아는 것 같다"며 "정 전 실장 내세워 뒤에 숨어서 부인하면 자기한테는 (수사가) 안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받아쳤습니다.
  
한편 다음 기일은 내달 6일 오전 10시30분입니다. 법원 정기 인사로 인해 공판 갱신절차가 진행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1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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