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는 연말·연초…전기차 제조사는 운다
아이오닉6 4대 등 현대차 1월 전기차 판매 121대 그쳐
연말 보조금 소진 이후 연초 확정 때까지 전기차 수요 '뚝'
현대차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하기도
정부 보조금 산정 속도 목소리…"현실적 쉽지 않아" 지적도
입력 : 2024-02-05 15:34:59 수정 : 2024-02-05 16:06:4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기차 판매가 연초부터 얼어붙었습니다. 현대차(005380)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급감했는데요.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것도 있지만 1월에는 정부의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전기차 수요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보조금이 소진되는 연말부터 보조금 확정 전인 연초에 공백이 생기면서 빠른 행정처리 등 보조금 지급 체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6.(사진=현대차)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531대로 전월 대비 80% 감소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아이오닉 6가 4대로 전월 대비 97.8% 줄었습니다. 아이오닉 5 39대, GV60 7대, 포터 일렉트릭 4대 등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121대에 그쳤습니다. 전월 대비 92.9% 감소한 수치입니다. 수입 전기차 역시 지난달 481대가 팔려 전월 대비 85.5% 줄었습니다.
 
매년 1~2월은 전기차 판매가 없다시피 합니다. 환경부의 국고보조금 산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환경부는 매년 2월 말 보조금 규모를 확정합니다. 전기차 구매에 있어 보조금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고가 전기차를 제외하면 수요가 떨어지게 됩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연말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동난 상황에서, 연초에는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를 팔아야하는 난처한 현실에 직면한 셈이죠.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아예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제네시스 GV60와 포터 일렉트릭 생산을 멈췄습니다.
 
또 연말에 보조금이 동나면 다음해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는 3월까지 판매는 사실상 중단됩니다. 이후 구형 모델로 분류되면 결국 재고로 쌓이게 되죠. 연말께 완성차 업체들이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만약 보조금이 남았더라도 다음해로 이월되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사진=현대차)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보조금 산정 처리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매년 연초 보조금 공백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산 기조에 맞춰 보조금 산정에 속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산정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조금 책정 과정에서 설명회도 갖고 업체 간 의견을 조율하는 등 상당히 복잡해 기간을 땡긴다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보조금이 30% 남는 등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보조금 책정 시기가 늦어 전기차 살 기회를 놓친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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