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악재…후진하는 수입차 시장
고금리·고물가 영향 17만대 밑돌아, 5년만 최저
상위 10곳 중 토요타 제외 모두 감소
최근 벤츠 화재로 수입 전기차 불신 ↑
수입 하이브리드 수요 제네시스로 이동 가능성도
입력 : 2024-09-04 15:01:16 수정 : 2024-09-04 17:17:5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17만대를 밑돌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고물가 영향과 함께 신차 부재가 판매 부진 배경으로 꼽히는데요. 올해부터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데다 최근 화재로 수입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고급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제네시스가 가세할 예정이어서 수입차업계도 침체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6만9892대로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1~8월 수입차 판매량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올해부터 협회 통계에 반영된 테슬라 판매량(2만2268대)을 제외하면 14만대 수준으로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브랜드별로 보면 상위 10곳 중 토요타를 제외하고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는데요. 1위 BMW는 4만7390대로 전년동기대비 5.9% 줄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16.3% 감소한 3만9666대에 그쳤습니다. 볼보(9841대)는 10.1% 줄었고 렉서스는 2.7% 감소했습니다. 아우디(5534대)의 경우 56.4%나 급감했습니다. 아우디는 신차 부재 등이 부진의 이유로 꼽힙니다.
 
토요타만이 6281대로 17.8% 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인기와 함께 올해 공격적인 신차 투입이 판매량 확대를 견인했습니다. 
 
판매 부진 배경으로는 고금리 장기화와 신차 부재, 물량 부족 등이 꼽힙니다. 여기에 고가 수입차 시장을 이끌었던 법인차 판매 비율이 줄은 것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 제도 때문입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제네시스)
 
실제 올해 1~8월 수입차 판매량 중 법인차는 5만7490대로 비중은 33.8%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39% 대비 줄어든 수치로 지난 10년간 비교해 가장 적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판매 비중이 높은 테슬라가 올해부터 통계에 잡히면서 법인차 비중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수입 법인차 증가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우선 올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만5680대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다만 테슬라가 2만2268대로 대부분을 차지해 이를 제외하면 1만3412대로 11.1% 감소했습니다.
 
최근 벤츠 전기차 화재로 수입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대된 점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수입차가 장악했던 고급 하이브리드 시장에 제네시스 가세도 악재로 꼽힙니다. 현재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요. 향후 2027년까지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입차 하이브리드 수요가 제네시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큽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에 대한 기술 수준은 일반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이미지에 부족함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도약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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