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김병기 대 장진영…변수는 윤석열·이재명 '비토' 심리
동작갑서 내리 5선 민주, 신중론 내세우며 "어려운 상황"
입력 : 2024-03-26 15:22:20 수정 : 2024-03-26 18:23:1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서울의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 중 동작갑은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스윙보터(부동층) 지역으로 꼽힙니다. 비교적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거론되지만 여야 모두 확실한 승리를 자신하지 못한 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토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4·10 총선 서울 동작갑 지역에서 김병기 민주당 후보와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치뤄집니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후보자 명부)
 
김병기·장진영 '리턴매치'…네거티브 공방 치열
 
동작갑은 이 지역 현역인 재선의 김병기 민주당 후보와 초선에 도전하는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곳입니다. 여기에 17~19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한 전병헌 새로운미래 후보가 가세하면서 3파전이 완성됐습니다.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13~16대 총선에서는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4선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 후보를 시작으로, 김 후보가 20~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민주진영 강세 지역으로 재편됐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고시촌이 동시에 위치한 동작갑은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수산시장 상인들과 타지에서 올라온 2030세대가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한데요. 직전 선거인 21대 총선에서도 김 후보가 55.29%로 42.89%의 장 후보에 12.40%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한강벨트'에서 신중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민주당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한강벨트의 판세를 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판세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후보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작갑 곳곳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었는데요. '땅투기, 친일, 일베 더불어민주당엔 없습니다'라는 민주당의 현수막 아래 '공천헌금, 전과 4범 당대표, 형수 욕설 국민의힘엔 없습니다'라는 국민의힘 현수막이 맞불을 놓으면서 여론전이 한창입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에 걸려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현수막. 선거를 앞두고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석열도 이재명도 싫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고시촌, 보라매역과 성대전통시장 등에서 만나 본 지역민들은 후보들에게 냉소적이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노량진역 출구 앞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70대 여성 진모씨는 "과일이 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데 인건비가 너무 비싸서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지역 후보들을 잘 아는데,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컵밥 거리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는 50대 여성은 "물가가 너무 비싸다 보니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오지를 않아, 예전보다 3분의 2 정도는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정부가 물가를 잡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토로했습니다. 
 
젊은 세대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거론됐습니다. 공부를 위해 노량진으로 이사 왔다는 20대 남성 2명은 "정치에 관심은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잘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습니다. 컵밥 거리에서 만난 20대 여성도 "당을 보고 뽑을 건데,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이 낫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보라매공원에서 만난 40대 부부는 "국회의원들이 뭘 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채 상병 사건 얘기가 많던데 너무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습니다.
 
김 후보는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데, 이 대표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장승배기역 인근에 위치한 장승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이 대표 때문에 민주당은 뽑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강북을에서 박용진 의원이 연달아 배제된 것을 거론하며 "이게 이재명 사당이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보라매공원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민주당 후보를 뽑긴 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싫어서 뽑는 거지 민주당이 좋아서 뽑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군소정당 난립에 대한 토로도 있었습니다. 성대전통시장에서 만난 78세 여성은 "투표를 안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투표할 생각이 없다"며 "당을 뭘 그렇게 많이 만들어서 노인들 알아보지도 못하게 하느냐"고 꼬집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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