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가성비 갑' 공개매수 시장 점령
1년 6개월래 6조 시장서 점유율 77%
증권사들, 기업 M&A 및 인수금융 업무까지 확장
입력 : 2024-06-18 14:46:18 수정 : 2024-06-19 07:50:55
 
[뉴스토마토 최성남·신유미 기자]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점유율이 무려 77%에 달하는데요. 아직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된 공개매수는 총 27건으로 6조3503억원 규모로 집계됩니다. 지난해 공개매수 건수는 18건, 올해는 벌써 9건이 진행되면서 2022년(7건), 2021년(12건), 2020년(6건)과 비교해 크게 늘었습니다.
 
증권사별로 NH투자증권이 4조764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는데요. 올해까지 완료된 공개매수 9건 중 7건을 NH투자증권에서 진행했습니다. 특히 작년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는 1조2000억원이나 됐는데요. 인수금융 부문의 역대 최대 규모이자 자본시장 최초로 추진된 '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 패키지' 딜이었습니다.
 

증권사별 공개매수 진행 건수 및 규모. (그래픽=뉴스토마토)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를 통해 '패키지딜'을 주관하면서 인수금융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업계 최초 풀 패키지 방식을 도입한 의미가 있는 딜"이라며 "패키지 딜은 기존 기업금융 비즈니스의 자문 업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형태로, NH투자증권 IB가 지난 10여 년간 추구해왔던 종합 솔루션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앞두고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통상 공개매수는 지점에 내방해야 가능한데요.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청약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과 업무 편의성을 높이며 시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도 연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공개매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청약이 가능케 되면 고객 편의성이 향상되면서 공개매수 관련 딜 추진에 있어 시스템 구축 여부가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공개매수 규모는 총 1조3500억원으로 NH투자증권의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에스엠(041510) 인수를 위해 카카오(035720)가 에스엠 주식 181만8182주를 사들인 것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다만 모든 공개매수가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주식회사 벤튜라가 적대적 M&A를 위해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최소목표수량에 미달하면서 공개매수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딜 주관을 추가적인 수익원을 낼 수 있는 발판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개매수 건수가 눈에 띄게 많거나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크지는 않지만, 기업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개매수 규모가 예상보다 적거나 실패할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수수료가 보장될 뿐만 아니라 인수금융 등 확장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기존 보고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매매수수료는 11억원, 한투가 주관한 카카오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는 15억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자금대출 및 인수금융 업무까지 진행하면 매매수수료에 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공개매수 목적은 △경영권안정 △M&A(인수합병) △지주회사요건충족 △상장폐지 △기타(주주가치 제고)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지난해에는 인수합병을 위한 공개매수가 가장 많았는데요. 올해는 상장폐지가 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자체는 큰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업무가 어렵지 않은데 수수료가 보장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또 M&A 시장이 커지면 니즈와 기회를 포착해 공개매수를 제안하고 인수금융과 M&A 자문까지 확장할 수 있어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공개매수 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M&A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유 주식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매각할 권리를 갖는 제도인데요. 지난 21대 국회에서 입법화에 실패했지만, 이번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22대 국회 정무위원회 구성 등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해당 제도는 재추진해 입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영국과 EU 등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유럽식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 중입니다. 
 
최성남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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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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