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100년)②세계 소주 공급처 될 '베트남 공장'…2026년 생산 목표
국내 기준에 맞춘 '해외 표준공장' 구축
수출 제품 생산 효율화·수요 증가에 대비
초도 생산량 100만 상자 예상…올해 목표량의 17%
입력 : 2024-06-19 09:00:00 수정 : 2024-06-24 09:39:00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이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 위치한 공장 부지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첫 해외 공장을 짓고 해외사업 전진 기지를 구축합니다. 해외 주력 제품인 '진로소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 외형 확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에 발맞춰 생산 규모 확대에 나선 것인데요. 하이트진로는 오는 2026년부터 베트남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진행하고, 이곳을 주축으로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로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포부입니다.
 
지난 13일 방문한 베트남 북부 타이빈성의 하이트진로 해외 공장 부지에는 빨간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축구장 11배 크기와 맞먹는 8만2083㎡(2만4830평)의 드넓은 땅에 하이트진로는 지난 100년의 가치와 문화를 담은 공장을 건설해 국내 생산과 같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 모니터링을 통한 친환경적인 공장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은 "공장 설계의 첫 번째는 해외 표준공장 구축"이라며 "공장 운영, 생산 설비, 물류, 품질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에서 운영해 왔던 기준에 맞춰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가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해외 공장 조감도. (사진=김성은 기자)
 
하이트진로가 역사상 첫 해외 공장 건립을 결심한 이유는 수출 제품의 효율적인 생산과 향후 진로소주 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2016년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라는 모토 아래 해외 소주 판매에 집중한 결과, 2022년 기준 1억 상자 판매 돌파와 소주 단일 품목 1억 달러 수출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시장에서 소주 매출액 5000억원의 목표를 세운 만큼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국내 생산 케파(CAPA·생산능력)은 현재 소비량에 육박할 만큼 차 있다"며 "국내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내수용과 수출 제품을 병행 생산하고 있는데, 수출에 집중할 수 있는 전용 라인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베트남 공장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공정이 필요하게 되면 추가로 생산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공장 확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황 전무는 "국내에서 (수출하는) 5가지 맛의 과일소주를 생산하다 보니 생산 주기가 2달에 한 번 정도로 뜸하다"며 "국가별로 부착하는 라벨도 다르다 보니 버퍼링이 많이 걸렸다. (해외 공장 설립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공장 건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진로 소주 생산을 맡을 베트남 법인 설립을 완료했으며, 올해 1월 그린아이파크 공단과 토지인프라전대차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내년 1분기 공사를 시작해 3분기 생산 설비를 설치하고, 오는 2026년 시운전과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공장 준공 후 초기에는 과일소주 생산 1개 라인에서 연간 약 100만 상자(c/s, 500㎖×20본)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설정한 올해 소주 해외 판매 목표량의 약 17%에 해당합니다. 추후 약 500만 상자까지 생산량을 확장해 해외 시장의 생산·유통 거점지로 삼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3일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사무실에서 하이트진로 관계자와 응웬 칵 턴 타이빈성 성장이 참석한 가운데 그린아이파크 산단과 하이트진로 공장 건립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김성은 기자)
 
베트남 공장이 들어서는 타이빈성의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는 수도 하노이와 약 2시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며, 베트남 17개 경제특구 중 하나입니다. 인근 물류 거점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와 해안도로를 끼고 있어 최적의 입지라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입니다.
 
풍부한 노동력과 세제 혜택 등의 지원책, 각종 인프라도 갖추고 있습니다. 생산 가능 연령대 비중이 57%에 달하고, 기존 20%인 법인 소득세는 15년 동안 10%로 인하 적용하는 등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전력 공급량, 폐수처리장과 급수장 등 인프라 조성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날 그린아이파크 산단을 소개하는 자리에 참석한 응웬 칵 턴 타이빈성 성장은 "타이빈성은 면적은 작지만 인구 200만명의 도시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성 지도자들이 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지역 이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하이트진로의 공장 건립 프로젝트가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제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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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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