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100년)③"친구들과 자주 마셔요"…베트남 MZ세대 홀린 '진로 소주'
높은 가격에도 과일소주 인기
두꺼비로 이목 끌고, '진로 BBQ'서 소주 판매
마트에선 매대 선점 경쟁…유통망 강화
입력 : 2024-06-19 10:36:40 수정 : 2024-06-24 09:39:26
 
베트남 하노이 따히엔 맥주 거리에 위치한 '진로 BBQ' 앞에서 현지인들이 하이트진로 캐릭터인 두꺼비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은 한국 소주를 마셔요. 친구들과 파티를 하거나 한국 바비큐 요리를 먹을 때 소주를 곁들이죠. 특히 과일소주는 달달하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 부드럽게 마실 수 있어요."
 
베트남 현지 13일 저녁 하노이 따히엔 맥주 거리에서 만난 한 베트남 여성은 자신을 린(Linh·26세)이라 소개하며 한국 소주 예찬론을 펼쳤습니다.
 
한국의 이태원 격인 따히엔 맥주 거리에서는 한국어가 적힌 초록색 소주병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현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식당 곳곳에 '진로 소주(JINRO SOJU)' 문구가 내걸렸고, 메뉴판을 든 직원들은 소주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슈퍼마켓에서는 한국 소주가 주류 코너 메인을 차지했습니다. 체인점인 후지마트에는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가 단독 매대를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일반 소주인 참이슬과 진로를 비롯해 딸기·자몽·청포도·복숭아·자두 맛의 과일소주가 매대를 꽉 채웠습니다.
 
후지마트의 한 직원은 "대략 22살부터 40살까지 진로 소주를 많이 찾는다"며 "달콤새큼한 청포도 맛 과일소주의 인기가 가장 많다"고 했습니다.
 
과거 교민과 주재원을 대상으로 주로 유통·판매됐던 한국 소주가 베트남 현지인에게도 친숙한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베트남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주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진출 이후 소주 판매량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구매력 상승에 힘입어 현지 소주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진로 소주는 1병은 베트남 마트에서 6만5000동(약 3500원), 맥주 거리 주점에서는 12만~15만동(약 6500~81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요. 베트남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소주는 가격대가 있는 고급 주류로 통합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별소비세 등 세금이 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소주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베트남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성균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장은 "하이트진로가 소주 세계화를 선포하고 8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 증류주 시장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2년 후 베트남 공장에서 소주를 생산해 소비자들이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소주의 대중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따히엔 맥주 거리에서 현지인들이 초록색 병의 과일소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이 같은 목표에 맞춰 하이트진로는 식당 등 유흥 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하는 등 베트남 시장에서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로컬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면 판촉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날 맥주 거리에서는 현지 직원들이 진로 소주를 들고 다니며 음용을 권유하고,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진로 소주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은 한 직원은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며 진로 소주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소주를 파는 한국식 바비큐 식당 '진로 BBQ' 매장을 베트남에서 4호점까지 내고 운영 중입니다. 소주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인들이 한국식으로 꾸며진 식당에서 고기를 굽고 진로 소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최근 베트남에서 음악을 듣고 춤을 추며 술을 마시는 '게스트로바'가 인기를 얻으며 진로 BBQ 4호점 2층을 리모델링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집중했던 가정 채널에도 계속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베트남에 9000여개의 중소 규모 이상 마트가 있는데, 약 90% 매장에 진로 소주가 입점해 있다"며 "베트남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 제품의 점유율은 70%가량"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매년 체인형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신규 매장 개점 시 진로 소주를 가장 좋은 자리에 진열할 수 있도록 협의할 뿐만 아니라 기존 매장에서도 단독 매대 선점 등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의 주류 코너에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가 매대를 꽉 채우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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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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