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첫 탄핵 청문회…여야 난타전에 '아수라장'(종합)
19일 법사위서 윤 탄핵 청원 입법청문회 개최
고성과 겁박 속 여야 폭력도…민주 "고발 검토"
야, 임성근 향해 "골프 치러 군대 갔냐" 묻기도
입력 : 2024-07-19 21:31:54 수정 : 2024-07-19 21:31:54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헌정사상 첫 대통령 청원 청문회가 개최됐습니다. 여당은 개최 전부터 불법·꼼수 청문회라며 국회를 막아섰고, 일부 야당 의원과 충돌하면서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는데요. 이후에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회 법사위는 19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과 관련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이후 26일까지 총 2회로 진행됩니다. 이날 청문회는 탄핵 사유로 제기된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회의장 입장 도중 다친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 청문회 전부터 고성에 폭력 사태까지
 
첫 대통령 탄핵 청문회인 만큼, 초반부터 여야는 강대강 대치를 벌였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청문회가 '불법'이라며 "법사위가 정청래, 이재명 것이냐"고 외쳤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천 무효 청문회 증인 소환 중단하라' '누굴 위한 탄핵인가 탄핵정치 중단하라' '국정 마비 법치 파괴 억지 청문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 위원장에게 항의했습니다. 
 
그러다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 및 관계자, 취재진들이 뒤엉키면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오른쪽 뺨에 타박상을,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허리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회의가 개의한 후 정 위원장은 "국회선진화법은 다중에 의한 위력, 폭력은 더 엄중히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며 "회의장에 들어오는 의원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해 저렇게 고통스럽게 하느냐. 확인 후 적절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누가 했는지 확인했나"라고 따져 물었는데요. 그러면서 다시 회의장에서 여야 간 고성이 계속됐습니다. 이날 참고인과 증인 소개는 개의 1시간이 지난 후에 시작됐습니다. 
 
야, '02-800-7070' 통화내역 추궁하며 압박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VIP 격노설'이 제기된 당일 대통령실 번호로 알려진 '02-800-7070'의 통화내역을 집중 추궁했고, 또 일부는 해당번호의 사용자가 윤 대통령이란 주장도 제기했습니다. 이후에는 임성근 사단장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펼쳤습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하고, 주진우 당시 법률비서관에게 전화, 이후엔 이종섭 전 장관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안 떠오른다"며 "대통령 경호처 번호라고 알려져 있는 문제의 전화번호는 대통령의 번호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지원 의원도 "이 번호(문제의 번호)로 누가 전화했는지 밝혀지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며 "이종섭 전 장관이 처음 국방위에 나와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받긴 했지만 채 상병 관련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 않는다. 이건 시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성윤 의원도 "이 모든 것이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기에 윤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사진=뉴시스)
 
여, 탄핵 부당 주장…임성근은 적극 옹호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청문회의 진짜 목적은 한마디로 탄핵 예비활동"이라며 "다수 국민이 이재명 전 대표의 범죄 혐의를 덮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도 "대통령실에서 어떤 외압을 행사했다고 하는 구체적인 사건 내용이 밝혀진 것이 전혀 없는데 탄핵 사유로 들어가 있다"며 "중대한 헌법적 위반행위가 있어야 탄핵이 가능하다. 야당은 청원을 명분으로 청문회를 밀어붙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이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압박 질문을 이어가자 국민의힘 의원은 적극 옹호에 나섰습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이 청문회 중 현직 검사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발언을 집중 추궁했는데요.
 
정 위원장은 "현직 검사에게 이렇게 조력을 받아도 되는 건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은 "지금 제 법 상식으로는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서 그렇게 질문을 보냈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검사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관계가 친척이라고 얘기했다"며 "금전적인 이해관계가 있어서가 아니라 선서를 할지 말지 여러 가지에 관해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두둔했습니다.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자 10분간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북 미사일 도발 때 골프쳤다 의혹 제기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부대 인근에서 골프를 자주 친 것도 지적했는데요. 김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은 2022년 9월 26일부터 10월 3일까지 30일 빼고는 매일 골프를 쳤다"며 "당시에 북한의 SRBM(단거리 탄도 미사일) 도발이 있었던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골프 치러 군대 갔냐, 제복을 입은 명예는 골프장에 있던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은 "우리 부대에서는 항상 대기 태세 유지 차원에서 부대에서 멀리 떠나지 않은 상태로 체력단련용으로 골프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같은 당인 김승원 의원도 임 전 사단장의 골프장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2023년 5월 4, 6, 8, 13, 15, 19, 20일 등 평일에도 골프를 쳤다"며 "2024년 7월 1일, 8일에도 쳤고, 순직해병 1주기인 7월 19일은 비가 와서 못 쳤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평일에는 치지 않았고 전투 휴무일 때였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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