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야 단독 처리 완료…여야 극한 대치(종합)
'5박6일 110시간' 필리버스터 종료…마지막 'EBS법'도 통과
야 "윤, 방송4법 거부하면 정권 끝"…여 "거부권 건의"
입력 : 2024-07-30 14:14:04 수정 : 2024-07-30 14:14:04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5박6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끝에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방통위법을 뺀 3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결국 폐기됐는데요. '야당 단독 통과→거부권 행사→재표결→폐기'가 반복되면서 '정쟁국회'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재석 189인 중 찬성 189인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여당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고,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방송 4법은 '본회의 상정→필리버스터→24시간 후 필리버스터 강제종결→표결'을 반복하며 순차적으로 처리됐는데요.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방송4법을 또다시 거부한다면 역대 독재 정권의 말로를 따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박 직무대행은 "공은 윤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민주적 절차 따라 '압도적 찬성 의결'한 법안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기어이 거부한다면, 그것은 기어이 독재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방송을 장악해 언론을 권력의 나팔수로 만든 독재정권의 말로는 한결같이 비참했다"고 일갈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본회의 산회 전 "방송4은 법적 절차에 따른 국회의 결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 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거부권 행사를 신중히 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로 여겨집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할 방침인데요.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방송 장악 4법'은 공영방송을 민주당 손아귀에 쥐겠다는 악법 중 악법"이라며 "결단코 이 법이 시행되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현행법에 따라 이사를 구성하고, 야당이 되니까 영구적 방송장악을 위해 야권 노조 인사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꼼수를 부린다"며 "국민은 안중에 없이 오로지 방송장악에 혈안이 돼 방통위의 업무를 마비시킨다"고 맹비난했는데요.
 
문제는 여야 대치 정국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점입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2024년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등 민주당 당론 법안이 줄줄이 출격을 대기 중입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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