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메프' 알렛츠…이커머스 버블 현실화 우려
알렛츠, '경영상 사정' 이유로 돌연 폐업…소비자 피해 호소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 경영난 심각…불안감↑
전문가 "향후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폐업 업체 생겨날 것"
입력 : 2024-08-20 16:59:19 수정 : 2024-08-21 10:10:29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이른바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알렛츠’가 중간 정산일에 폐업을 고지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티메프발 이커머스 업체의 연쇄 폐업 등 잠재적 위험과 중소 업체들의 재정난, 그리고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이탈 등 ‘이커머스 버블’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12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건물이 폐쇄돼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및 가구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렛츠’는 중간 정산일인 지난 1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알렛츠는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이라고 종료 사유를 밝혔는데요. 알렛츠의 운영사인 인터스텔라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부채가 317억원으로 자산의 3배가 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공지에 입점 판매업체와 소비자 모두 정산 및 환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졌는데요. 알렛츠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한 입점 판매자 등 800여명은 오픈채팅방에 모여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업계 역시 알렛츠 사태의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플랫폼인 네이버는 알렛츠 요청과 관계 없이 상품 노출을 철회할 계획입니다. 카카오 역시 지난 16일부터 알렛츠 제품의 카카오톡 스토어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가구,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ALLETS)'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8월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소재 알렛츠 운영사 인터스텔라 사무실 (사진=뉴시스)
 
알렛츠 외에도 여러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재정 상황은 다소 심각한 편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인 발란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이블리), 축산물 판매 플랫폼인 정육각, 생활·인테리어 플랫폼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등의 재정 상황은 지난해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초기 투자금이 모두 소진된 상황을 뜻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이용자 수 확대를 위한 대규모 할인과, 할인쿠폰 지급 등 출혈 경쟁을 꼽고 있는데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입니다.
 
이에 일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티메프 사태 선긋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정산주기는 평균 25일이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티메프 사태로 인해 특정 중소 기업의 폐업이 가속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는 결국 중소 업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E커머스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다보니 신뢰성이 중요하다. 다만 업계가 가지고 있는 편의성, 편리성이라는 특장점으로 인해 소비자가 E커머스 시장을 떠나기보다는 안전한 네이버 및 쿠팡 등 대기업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향후 폐업하는 중소업체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는 E커머스의 규모에 상관 없이 소비자를 충분히 끌어들일 만한 특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며 “동시에 정부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분리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점검 및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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