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디지털금' 다르네…"미성숙 자산 '비트코인' 디커플링"
비트코인, 미 대선 영향력 촉각
입력 : 2024-08-22 16:29:32 수정 : 2024-08-23 08:25:34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하 신호를 타고 사상 최고치로 올라서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연초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횡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 예정된 미국 대선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비트코인 및 국제 금시세 1년 동향. (그래픽=뉴스토마토)
 
22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6만894.41달러(약 8139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일 대비 2.62% 오른 수치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의사록에서 대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은 지표가 지속해 예상대로 나온다면 9월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폭락장에서 4만9842달러까지 떨어진 후 5만7000달러~6만달러 사이에서 박스권을 횡보하고 있습니다. 앞서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대감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지난해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 2월부터는 해당 ETF로 투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됐습니다. 3월까지 비트코인 강세가 이어지고,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발생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약세장에 들어선 분위기입니다.
 
이는 최근 미국 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금값이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며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비됩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6일 온스당 2509.6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년 새 30% 이상 급등한 수치입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쓰이고는 있어도 여전히 위험자산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금과 유사한 성격이 많지만 여전히 제도권에 편입되지 않은 미성숙한 자산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디커플링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금융자산으로 받아들여질수록 금과 가격 움직임이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도 "비트코인은 중장기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안전자산과 같은 성격을 띨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 현-선물 ETF 거래를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관들의 유입이 제한적이고, 헤지펀드같이 차익거래 스프레드를 보고 들어오는 기관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들어선 가장 큰 요인으론 수급상 이슈인 마운트곡스 사태가 꼽힙니다. 6월에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무 상환을 위해 8억5500만 달러(1조1425억원) 상당 비트코인을 이체해 물량 부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후 이렇다 할 호재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비트코인 가격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입니다. 여기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 거시 경제 지표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가상화폐 시장에도 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입니다.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트럼프와 달리 해리스 후보는 가상자산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홍성욱 연구위원은 "해리스 당선을 가정할 경우, 디지털자산 규제는 큰 변화 없을 것이며 남은 하반기에 디지털자산 산업이 기대할만한 대형 이벤트는 현재로서 제한적"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전문가는 하반기 관전 포인트로 지난 2022년 파산한 암호화폐거래소 FTX 자금 상환 여부를 꼽았습니다. 홍 연구원은 이어 "FTX 파산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용자들이 해당 자금이 연내 상환받을 수 있어 11월부터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FTX는 현금 127억 달러를 상환할 예정이며 상당 부분은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수 있다. 이는 마운트곡스 및 독일 지방정부 관련 수급 이슈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라고 전망했습니다.
 
연말 비트코인은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대선 결과가 가격 흐름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임민호 연구원은 "현재 매크로 환경이 나쁘지 않아 기본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우위로 보고 있지만, 11월 미국 대선이 크리티컬하게 작용할 것 같다"며 "핵심 팩터는 미국 대선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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