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예산 4.2조 편성…서민·청년 지원 집중
서민 예산은 새출발기금만 대폭 증액
햇살론15·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예산 그대로
청년희망적금 예산 없애고 청년도약계좌 증액
입력 : 2024-09-09 14:27:11 수정 : 2024-09-10 08:17:3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을 4조2408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올해 대비 약 2378억원(5.94%) 늘었습니다. 
 
금융위 측은 "서민·취약계층 금융 지원, 청년 자산형성·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에 예산이 집중 편성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내년도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이 늘어난 것과 달리 저신용자·저소득자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청년도약계좌는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예산이 늘어났고, 전 정부가 추진했던 청년희망적금 예산은 사라졌습니다.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은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머무른 반면,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펀드 사업에는 수천억원대 예산을 신설했습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예산 51.5% 늘려
 
예산안에는 우선 서민·소상공인·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위해 6473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새출발기금, 햇살론15,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채무자대리인 선임지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예산은 5000억원이 배정됐습니다. 올해 3300억원에 비해 1700억원(51.5%) 늘었습니다.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한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15' 예산은 올해와 같은 수준인 9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금융위와 서민금융진흥원은 편성 예산을 기반으로 내년에 6500억원 규모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신용점수 하위 10% 최저신용자를 위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도 올해와 같은 56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금융위는 특례보증 예산 투입으로 1700억원 규모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불법 채권추심 피해에 노출된 서민·취약계층을 위해 채무자대리인 선임 지원 예산은 12억원입니다. 채무자대리인 제도는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가 불법추심·불법대부 피해자를 대리해 추심 대응·소송 등을 진행하는 무료 법률구조 서비스입니다.
 
청년도약계좌 4750억·청년희망적금 0원
 
청년 자산형성을 위한 청년도약계좌,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한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에는 475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청년층이 자산을 꾸준히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도약계좌' 예산은 375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올해 3682억원보다 소폭 늘어났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내년에도 매월 신규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자는 납입한 금액에 대한 은행 이자에 정부기여금을 더 지급 받고,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에 비과세를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출범한 후 연간 300만명 가입을 예상했지만 목표치의 절반을 밑돌았습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자들의 갈아타기 수요도 143만6000명으로 예상됐지만 이 역시 절반에 한참 미치진 점을 감안할 때 예산이 적시적소에 쓰일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10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이 펀드는 공공부문이 민간투자 유도를 위한 마중물을 제공하고, 지자체와 민간이 사업주체가 돼 다양한 유형의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신설된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특별프로그램 및 반도체생태계펀드'에는 2800억원이 책정됐습니다. 산업은행을 통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저리대출 프로그램에 2500억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 및 스케일업·M&A를 목적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 투자를 위한 반도체생태계펀드 사업에 300억원을 투입합니다. 반도체생태계펀드는 산업은행 자금 300억원, 민간자금 600억원 등 총 1200억원 규모로 조성합니다. 
 
혁신산업 육성 지원 및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자금 공급 예산은 2000억원입니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3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키로 했습니다. 재정 2000억원과 함께 과거에 재정이 투입된 펀드를 통해 투자됐다가 회수된 재원 1000억원을 활용하고, 산업은행이 6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9000억원을 마중물로 활용합니다.
 
핀테크 지원사업을 위한 예산은 129억원입니다. 특히 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현지 프로그램 및 박람회 참가, 국제 역량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자 해외진출 지원 예산 10억원을 신설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청년에 대한 금융지원이 두텁게 이루어지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향후 국회심의 과정에서 예산의 필요성을 충실히 설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을 4조2408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내 금융위원회.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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