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목전…마일리지 처분은 과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미사용 마일리지, 3조5000억원 육박
전문가 "항공사, 적극적으로 마일리지 소비 채널 도입해야"
입력 : 2024-09-19 06:00:00 수정 : 2024-09-19 06:00:00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국내 항공사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소비자 피해가 적은 방향으로 통합 추진할 것을 다짐했는데요. 그럼에도 합병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가 어떻게 반영될지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 이륙하는 대한항공 뒤로 LCC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독점적 사업자 탄생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주요 여객 노선 운수권을 내놓고, 아시아나 항공 화물사업부를 분리매각하기로 한 덕분인데요. 이후 두 항공사 합병은 경쟁당국 14개국 중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 종료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EC의 심사 승인 통과 이후 2~3개월 내 미국 법무부로부터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승인이 완료됩니다.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경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하고, 총자산 약 40조원을 보유하면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몸집을 키우게 됩니다. 다만 합병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과 관련해 서비스 품질 하락 우려가 나오는데요. 
 
코로나19 펜데믹 시절에 비해 양사 마일리지 규모는 대폭 늘어난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두 항공사의 이연수익(미사용 마일리지)은 약 3조5000억원입니다. 이 중 대한항공이 2조5278억원, 아시아나항공이 9757억원의 이연수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의 마일리지는 언젠가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재무제표상 부채로 간주되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두 항공사 모두 소멸 예정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하면서 마일리지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통상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상황인데요. 합병에 따른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삭감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지역별로 구분되던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실제 운항거리별로 나눠 세분화하는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시도했는데요.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고,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고객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듣고 전면 백지화한 바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나서서 두 항공사의 합병에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단 1마일의 마일리지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는 마일리지 처분을 위한 항공사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기업의 가치 입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는데요.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좌석 승급이나 무료 좌석 제공 등이 늘 포화 상태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마일리지)사용처가 없다”라며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채널을 위한 노력이 아주 없었다고 볼 수 없지만, 과연 적극적이었는가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일반 카드사들이 하고 있는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레저나 관광 쪽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대한항공 측에서 왜 자사의 마일리지 가치가 높은지 기업 가치 등 소비자들이 납득할 근거를 제공한다면 소비자의 반발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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