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 목전…"보험사, 요양 서비스 기여를"
'요양서비스 활성화 방안' 국회 정책세미나
전문가 "민간사업자 진입 요건 유연화 필요"
입력 : 2024-09-24 17:45:14 수정 : 2024-09-24 17:45:14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오는 2025년부터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인 가운데 민간 보험사 등 다양한 민간 사업자가 요양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초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요양 서비스를 민간 주도로 전환한 바 있는데요. 노인 요양 서비스와 관련해 전문성과 자본력을 갖춘 민간 보험사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험사, 요양시설 진입해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고령사회 요양서비스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이 공동주관한 행사입니다.
 
구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노년층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요양시설의 공급확대와 서비스의 품질 향상, 그리고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 고령인구는 지난 7월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중이 20%인 '초고령사회'에 오는 2025년 진입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인구 증가 속도에 비례해 의료 요양 등 돌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의료·요양·돌봄이 필요한 75세 이상 후기고령인구는 2020년 300만 명대에서 2030년 400만명대로 증가하고, 2050년에는 1000만명대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기준 주거와 돌봄서비스가 결합한 실버타운은 39곳, 8840가구에 불과합니다. 후기고령인구 65만명이 입주할 수 있는 1만6724곳의 실버타운을 갖춘 일본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고령자돌봄주택, 노인복지주택, 노인요양시설 등 돌봄서비스 제공 시설과 주거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민간 부문의 시장 진입을 독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자 돌봄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는데요. 민간 보험사가 재산·신체·생명에서 건강·요양·간병·생활지원 등 돌봄 서비스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한다면 초고령사회에 사회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홍 교수는 '고령자 돌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면서 민간 보험사와 리츠, PFV 등 다양한 민간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설치자와 운영자에 대한 자격 요건을 유연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돌봄 연계 시설과 주거 산업은 초기비용이 높고 돌봄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민간 보험사의 경우 타 공급자와 비교해 자본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니폰라이프(Nippon Life), 독일의 알리안츠(Allianz), 미국의 존핸콕·젠워스파이낸셜(John Hancock?Genworth Financial) 등 주요 선진국의 민간 보험사는 자본력과 전문성을 활용해 재정적 안정성 강화하고 혁신서비스 도입에 앞장서는 중입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과 생명보험협회·보험연구원이 2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초고령화 요양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구자근 의원실)
 
 
'민간 주도 전환' 일본 사례 눈길
 
지난 1990년 이미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일본의 경우 지난 2011년 '고령자주거법'을 전면 개정해 민간에서도 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요양 사업의 축을 민간 주도로 이동시킨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경증의 중산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형 고령자 주택'을 도입하고, 세제 우대와 보조금 지원 등 민간 기업의 요양 시장 진출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독려로 일본 생명보험 업계는 개호보험(노인요양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일본 개호보험 시장 선두를 다투고 있는 기업인 솜포케어의 경우 디지털화 컨설팅·푸드·시니어 상담 등 다양한 요양 사업에 진출해 지난해 1분기 기준 1759억엔(약 1조6277억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카즈히로 사이토 솜포케어 해외전략실 시니어리더는 이날 세미나에서 "일본 개호시장은 규모가 14조엔(약 13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사업자 수 또한 6만 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며 개호 산업을 솜포케어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소개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임동민 보건복지부 과장은 "발표한 내용을 포함해 요양시설 및 요양서비스 공급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규제완화 내용 등은 전문가와 현장 및 학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민간 기업의 요양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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