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일상화)③펄펄 끓는 물가…장기 대비책 서둘러야
인플레 용어의 분화, 경제 주체들의 고통으로 생긴 현상
고물가적 요소 기후변화로 더 심화…대체재 공급 방안 필요
입력 : 2024-10-07 16:00:00 수정 : 2024-10-07 1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멈추지 않는 물가 문제로 인플레이션 신조어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 상승 품목 또한 점점 세밀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플레이션 용어 범람은 결국 고물가 장기화 기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인데요.
 
지난 2~3년간 글로벌 양적 완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기후 플레이션 등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숙제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오른 물가 대비 상승폭이 적용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여기에 이상 기후가 잦아지며 기후 플레이션이 심화하는 것이 전체 먹거리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단순한 식재료 수급을 넘어 이상 기후에 대비한 물가 장기 대비책 마련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마트 방문객들이 과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기후변화로 '작황지대' 변화…수입국 다변화 및 대체재 상품 개발로 수급 조절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진 것에 최근 2%대 물가상승률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물가 통계에는 임대료 등 자가 주거비가 빠져 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체감 물가는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인플레이션이라는 큰 숙제를 세계 경제가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모든 경제 주체들이 인플레이션 현상 속에 고통을 받아 왔고, 최근 다양한 인플레 용어의 분화는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물가상승률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한다고 보고 있지만, 여전히 고물가적 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후 변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해 배추 가격이 상승한 것이 그 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기후 문제가 앞으로 더 나타날 것이라 가정한다면 정부 차원에서는 중장기적인 대비책도 필요하다"라며 "단순한 수급 안정 방안을 넘어 기후 변화에 대비해 스마트 팜 사업을 육성하는 등 구조적·체계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현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물가안정은 단순히 가격이 뛴 품목 몇개만 가지고 관리하는 시기는 이제 지난 것 같다. 인플레이션에는 세계적인 전쟁과 기후변화가 크게 작용했는데 이로 인해 밀과 같은 필수재 제품들이 전반적인 곳에서 가격 불안정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단순하게 배추가 오르면 배추에 대한 수입 관리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작황하는 지대가 달라지다 보니 과거처럼 물량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 보다는 대체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를 이겨낼 작물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 수입국 다변화 필요성, 대체 상품 개발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체재 배추가 오르면 양배추를 수입 할 수도 있고, 사과가 오르면 오렌지를 수입하거나, 우유가 오르면 가공우유로 대체하는 식의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전쟁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차원에서 타국 방향에 대한 정보 파악을 잘 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달리 전쟁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보가 있으면 빨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식(食)'에 대한 지출 확대…거시 경제 저하로 이어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이 화페를 많이 찍어서 시작한 인플레이션, 즉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미국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 열대야가 지속됨에 따라 농수산물 가격 불안정으로 혼란이 왔는데 이때 가격 리스크가 많이 생겼다"며 "유럽이 지난 15년 간 실질소득이 증가되지 않으면서 빈민국가는 아니지만 쇠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실질임금 상승률 이상의 임금소득이 안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실질소득이 감소되는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 교수는 "마이너스 소득이 되면 결국 고통지수가 커지는 만큼 기후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후 열대야기 가져다 주는 과일 특정 품목 변화에 맞춰서 새롭게 공급량을 조절한다던가 수급량을 조절하는 식의 정책변화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 '식(食)'에 대한 지출 확대는 결국 거시 경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거나 의복 등과 달리 식사는 매일 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렇다 보니 먹거리 관련 지출은 빈도 또한 높다"면서 "식탁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액 증가 현상이 지속되면 다른 곳에 쓸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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