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증권사 인턴 부당채용 조사하는 당국을 응원하는 이유
입력 : 2012-06-07 13:08:45 수정 : 2012-06-07 13:09:21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홀딩스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가드너의 성공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1억8000만 달러의 자산가로 월 스트리트의 전설이 된 그가 지하철 노숙자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성공 스토리를 그렸다. 최종학력 고졸인 흑인 의료기기 외판원이 증권사의 인턴사원으로 선발돼 무보수로 생활고를 이겨내며 쟁쟁한 예비 증권맨들 가운데 당당히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눈물의 과정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어렵게 극복한 그의 인간승리는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찡한 감동을 전해주지만 한편으론 불편한 의문도 남는다. 영화는 가드너의 성공비결을 보수 한푼 못 받고 투자자를 만나 열심히 영업을 뛰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인턴사원에 정직원 채용의 미끼를 주고 영업을 강요하는 증권사의 행태가 과연 정당한 것이냐에 대한 질문은 해결되지 않는다. 다행히 그는 정직원으로 채용됐지만 만약 탈락했다면 그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영화는 비극이 될 수도 있었다.
 
물론 채용기준을 정하는 것은 각 기업의 고유권한이라는 증권사들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한 푼이라도 더 끌어올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그 권한이 용인되려면 인턴은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래서 정확한 채용인원이나 영업활동에 따른 책임소지 등과 같은 최소한의 장치는 필수다. 금융당국이 인턴사원을 채용해 부당하게 영업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교보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사실상 22%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도 약 110만명의 젊은이들이 취직을 하지 못해 애가 닳고 있다. 행복을 찾아보겠다고 어쩌면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생떼를 썼을지도 모를 이들이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전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인턴사원 채용기간 영업실적 위주로 이들을 평가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은 고무적이다. '인턴' 크리스 가드너를 떡밥으로 삼는 일부 증권사들의 행태에 메스를 가하겠다는 금융당국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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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