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70% "해외수익비중 3% 미만"..국내 의존도 절대적
입력 : 2013-05-13 11:00:00 수정 : 2013-05-13 11:00:0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지난해 해외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 대비 채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대부분을 사실상 국내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최근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72곳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 해외진출 애로요인과 정책과제’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익 대비 해외시장에서 거둔 수익 비중이 ‘1% 미만’이라는 응답이 38.7%, ‘1~3% 미만’이라는 답이 30.7%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69.4%가 해외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 대비 ‘3% 미만’이라고 답한 것.
 
이어 ‘3~5% 미만’이 16.7%, ‘7~10% 미만’이 5.6%, ‘5~7% 미만’이 5.5% 순으로 조사됐다. ‘10% 이상’이라는 답은 2.8%에 불과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국내 금융사 72곳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 해외진출 애로요인과 정책과제' 조사결과를 내놨다.(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금융사들이 수익구조 다변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영업의 어려움과 까다로운 현지감독 규정 등으로 인해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사들은 해외진출을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수익구조 다변화’(51.4%)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의 기대’(29.2%), ‘국내 금융시장 포화’(8.3%), ‘경영진 의지’(5.6%), ‘국내시장 규제 강화’(4.1%)를 차례로 들었다.
 
해외진출 시 겪었던 애로사항으로는 ‘진출국 관련정보의 부재’(35.9%)를 호소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국가별 투자한도 제한 등 규제’(25.2%), ‘경영진 인식 부족’(20.0%),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18.9%)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진출 이후 현지에서 겪은 어려움으로는 ‘현지 정책의 불확실성’(40.9%)이 가장 컸다. ‘현지 금융규제’(34.9%)도 경영상의 주요 난제로 꼽혔다. 이어 ‘현지 전문인력 확보’(15.8%), ‘현지문화 이해 부족’(8.4%) 등이 차례로 지적됐다. 이는 국내 금융사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해외에 진출한 탓에 직면한 어려움이란 비판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들은 주로 ‘현지 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39.1%)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점 및 현지법인 설립’(27.2%),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17.5%), ‘현지 금융사에 대한 지분 투자’(11.3%), ‘현지 금융사와 합작사 설립’(4.9%) 순으로 조사됐다. 어떠한 형태로든 현지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또 향후 가장 유망한 해외시장을 묻는 질문에 금융사들 절반 이상은 ‘동남아시아’(50.3%)를 꼽았다. 이어 ‘북미’(6%), ‘중남미’(4.3%), ‘아프리카’(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선진자본과 금융기법을 통해 경제성장률에 비해 제도권 금융이 약한 동남아 시장을 노리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성공적 해외진출을 위한 과제로는 ‘중장기적인 목표 수립’(50.1%)이 절반을 넘어 단기적 차원의 접근에 대한 시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어 ‘글로벌 전문인력 육성’(26.5%),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14.4%), ‘현지문화에 대한 개방적 사고’(6.1%) 등 현지화를 위한 각종 전략의 필요성이 요구됐다.
 
또 글로벌 금융사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규제완화 및 선진화’(37.4%), ‘금융시장 인프라 확충’(22.5%), ‘국내 대형투자은행 육성’(16.6%), ‘글로벌 인재 확보 및 양성’(13.9%), ‘금융사 간 M&A 활성화’(9.3%)가 차례로 꼽혔다.
 
전수봉 상의 조사1본부장은 “금융사의 국제화 수준을 보여주는 TNI(Trans-Nationality index. 초국적 지수)가 글로벌 금융사들은 60%를 웃돌지만, 국내 금융사들은 평균 3.8%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정부는 금융 분야 경제외교 강화, 대형 투자은행 육성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금융사들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인재육성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사의 총자산 대비 해외자산, 총수익 대비 해외수익, 총직원수 대비 해외직원수 등으로 산술되는 TNI는 기업의 국제화 수준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지수로, 2012년 말 기준으로 UBS가 77%, 도이치뱅크가 75%, HSBC가 65%, 씨티은행이 44%를 기록한 데 반해 국내은행 평균은 3.8%에 그쳤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국내 금융사 72곳을 대상으로 전화 및 팩스를 통해 설문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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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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