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국조특위, 사실상 끝..장외로 무게중심 옮겨야"
"당이 원한다면 19일 청문회는 출석할 것"
입력 : 2013-08-14 15:38:07 수정 : 2013-08-14 15:41:23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현역의원으로 유일하게 증인 채택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청문회 불출석과 새누리당의 동행명령장 발부 거부로 국조 특위는 사실상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19일 청문회가 열릴 경우 증언대에 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강 의원은 14일 서울광장 민주당 국민운동본부 천막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국회와 시청 앞 광장에서 투 트랙 전술을 써왔는데,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조사가 이뤄지지 않게 되면 당연히 그 무게중심은 광장 정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가 최종적으로 파행될 경우 보다 강경한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청와대·정부·여당으로부터 야당의 존재감이 인정될 때까지 강도높은 광장 투쟁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를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닌, 청와대와 여당의 야당 부정으로부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사진=한광범 기자)
 
그는 '보다 강경한 장외투쟁'에 대해선 정기국회 일정의 협의 지연 방안을 제시했다.
 
강 의원은 "국조가 진실 규명을 못하고 파행되면 국회에서 여야 협의를 통한 정기국회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새누리당이 원세훈·김용판을 증언대에 세우겠다는 약속을 말장난으로 뒤집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1일에 정기국회 개회식을 하자고 하면 거기에 어느 국민이 동의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실적으로 국정조사가 파탄난 상황에서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야당이 갖고 있는 국회에서의 결산, 국회 개원식, 국회 입법권, 예산심의권을 이용해 정부와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장외에 집중할 경우 '민생을 외면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불가피하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새누리당의 공세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을 견디고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이겨낼 때만이 야당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욕탕에 냉탕과 온탕이 있을 때 냉탕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온탕을 없애면 냉탕에 들어가도 시원한 맛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있을때 정치다움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는 야당의 존재 이유가 없어져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를 향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 의원은 지도부의 장외투쟁 시점과 합의를 통한 국조 진행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김한길 대표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갑자기 만나는 식의 미세한 전술적 단위에서의 판단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의회 정치의 위기가 오면서 천막 투쟁 시작 이후 또 다시 지도부가 중대결심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비록 지도부의 엄청난 희생이 예상되지만, 의원들과 당원들이 정말 무엇을 요구하는지 세심히 파악해서 결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의원은 아울러 19일로 예정된 청문회 증인 출석에 대해선 국조 파행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와 민주당 국조 특위 위원들이 국조 특위가 끝나지 않았다는 결정을 한다는 전제하에 "나가라고 한다면 나간다"고 조건부 참석 의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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