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소설 ‘위대한 유산’, 무대로 만난다
입력 : 2014-11-17 17:19:47 수정 : 2014-11-17 17:19:5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명동예술극장이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을 무대화한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은 성서와 셰익스피어 작품을 제외하고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품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위대한 유산>은 디킨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로, 국내에는 에단 호크와 기네스 팰트로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 더욱 익숙하다.
 
<위대한 유산>은 시골 소년 핍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탈출한 죄수를 만나 작은 선행을 베푼 덕분에 생각지 못했던 큰 보답을 받게 되고, 이후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과 사랑의 좌절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고 인생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제공=명동예술극장)
 
국내 공연을 앞두고 17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위대한 유산>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석훈, 오광록, 길해연, 조희봉, 정승길 등의 출연 배우와 최용훈 연출가가 참석했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은 “올 한 해 명동예술극장이 나름대로 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일치하는 평을 받는 공연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힌 뒤 “이번 작품은 특히 최적의 캐스팅을 하려고 노력했다. 출연해 주셨으면 했던 배우들로 캐스팅된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최용훈 연출가는 이 작품에 대해 “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으로 영국 상류사회의 모순과 그 모순된 구조를 해쳐나가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방대한 소설인 만큼 희곡으로 담아내기가 쉽진 않았다”며 “김은성 작가와 함께 굉장히 오랫동안 각색을 하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각색과 관련해 최 연출가는 “그동안 김은성 작가가 고전의 현대적 각색, 번안에서 한국적 질감을 보여주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었지만 이번에는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면서 “김은성 작가의 새로운 스타일을 기대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인공 핍은 김석훈 배우가 맡았다. 김석훈 배우가 무대에 오르는 것은 명동예술극장의 개관 기념작인 <밤으로의 긴 여로>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자리에서 김석훈은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는데, 연극 만큼은 꼭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명작으로 훌륭한 동료배우, 연출가와 함께 다시 무대에 서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광록 배우는 어린 시절의 핍이 베푼 작은 선행에 보답하고자 엄청난 유산을 남겨주는 탈옥수 맥위치(더블 양영조)로 분한다. 1982년 명동 소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연극 데뷔를 했다는 오광록은 “32년 만에 명동에서 무대에 오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연극을 하자고 했을 때 드디어 고향인 무대에 가서 설 수 있겠구나 하는 설렘이 있었다.”며 “모처럼 관객들과 함께 감동을 만끽하고 싶다”고 전했다.
 
결혼식 전날 버림 받아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세상의 남자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미스 해비샴 역에는 길해연 배우가 캐스팅됐다. 길 배우는 “다시 연극으로 돌아오길 바랐던 배우들과 무대에 서게 돼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느낌”이라며 “관객들에게도 크리스마스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요롭고 다채로운 연극이 될 거라고 감히 자신한다”고 말했다.
 
원작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사들 중 냉정한 변호사인 재거스 역의 조희봉 배우는 “재거스는 핍의 비상과 추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며 “핍이 재거스를 만난 것이 아마도 인생에서 말하는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 정도 될텐데 그것이 어떻게 추락으로 연결되는지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 한 해 다사다난했고, 상처도 많았는데 관객들이 연극을 보며 위로도 받고.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렸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승길 배우는 핍의 인간성을 믿고 묵묵히 지원하는, 핍의 매형인 조를 맡았다. 정 배우는 “명동예술극장에 서는 것이 이번이 두번째인데 명동예술극장은 배우로서 굉장히 서 보고 싶은 무대”라며 “조는 인격적으로 가장 고귀한 인물이라 상당히 부담되는 면이 있지만 열심히 준비해 관객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꿈을 쫓아 도시로 온 시골소년의 성장기를 그리는 연극 <위대한 유산>은 12월 3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화요일에는 공연이 없으며 관람료는 R석 5만원, S석 3만5000원, A석 2만원이다(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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