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양극화)①키오스크·방역패스 '산 넘어 산'…디지털 전환에 양극화 심화
디지털 취약계층 정보화 수준 72.7%…"코로나 이후 인터넷 활용성 더 중요해"
입력 : 2022-02-03 06:00:10 수정 : 2022-02-03 06:00:1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의 일상은 크게 변했다. 공허한 외침에 다르지 않았던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명확한 실체로 구체화됐다. 생활 곳곳에 스며든 디지털 바람은 스마트폰 하나로 송금, 결제 등 금융서비스부터 온라인 쇼핑, 콘텐츠 소비, 음식 배달 등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빠른 디지털 전환이 모두에게 편리한 것은 아니었다. 디지털 디바이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 저소득층, 장애인 등은 순식간에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디지털 양극화라는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자연스레 디지털 정책에서 디지털 복지는 여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디지털 양극화' 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 속 디지털 격차의 구체적 실태를 돌아보고, 현재 디지털 포용 정책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등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60대 후반 남성 K씨는 요즘 세상이 너무 어렵다. 방역패스 인증, 키오스크 사용 등 발길 닿는 곳곳이 전부 장애물 같고, 매번 일처리에 서투른 스스로가 이방인 같다. 안심콜 정도로 충분했던 식당 출입은 방역패스가 도입된 이후 백신 접종 정보가 연동된 QR코드를 불러와야만 할 수 있다. 그는 아직도 그 날이 생생하다. QR코드를 생성하려면 모바일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데, 집이라면 자녀들에게 도움을 구했겠지만 지인과 방문한 식당 앞에서는 홀로 쩔쩔맬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식당 직원이 인증을 도와줬다. 키오스크도 마주할 때마다 긴장이 앞선다. 영화관을 가도, 식당을 가도 사람 대신 기계와 '소통'을 해야 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다. 그의 자녀들은 기계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데 그 자체가 어렵다.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영상 전송, 이모티콘 활용 등을 배우고 익히는 데에도 한나절이 걸렸는데, 매번 새로운 것들을 익혀야한다 생각하니 한숨만 늘어간다. 대부분의 친구들도 본인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위안은 되지만 간혹 동영상을 편집해 공유하거나 모바일로 선물을 보내오는 지인들을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하다. 
 
K씨의 사례는 고령층 상당수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다르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해 3월 발간한 '2020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종합수준은 68.6%로 나타났다. 2017년의 58.3%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의 수준(100%)과 비교하면 낙제점만 겨우 면한 수준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디바이스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만 인터넷 이용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조사 결과, 고령층 전체 인구의 76.6%만이 최근 1개월 이내 인터넷 사용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의 필요성을 못 느껴 사용하지 않는다는 자발적 비이용자도 적지 않았지만, 인터넷 사용을 희망하지만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터넷 활용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모바일 기술이 삶에 더 중요해 짐'이란 항목에 57%가 동의했고, '인터넷·모바일 기술 사용 능력이 부족하면 사회에 낙오될 것'이란 명제에는 50.4%가 공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재난지원금,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 등의 신청 서비스 △확진자 현황, 동선, 선별진료소 위치 확인 등 정보 서비스 △생필품 및 음식 등의 배달 서비스 △영상·음원 등 콘텐츠의 구독서비스 등에 대해 90% 이상이 유용성을 느꼈지만, 이용 경험은 10명 중 1~2명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이유였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등 디지털 소외계층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문제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종합수준은 72.7%로 2017년(65.1%) 이후 해마다 점진적으로 나아지고는 있지만 우수하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어렵다. 컴퓨터·모바일 기기 보유 및 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를 측정하는 '접근 수준'은 93.7%로 일반 국민과 비슷했지만 컴퓨터·모바일 기기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하는 '역량 수준'(60.3%)과 인터넷 양적·질적 활용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활용 수준'(74.8%)은 크게 뒤처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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