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 “진동기, 둘째라는 것에 초점”
입력 : 2022-12-28 16:01:07 수정 : 2022-12-28 16:01:0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조한철은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안나라수마나라’ ‘법대로 사랑하라에 이어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열일을 했다. 조한철이 이렇게 다작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꽂히는 지점을 확장 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동기 역할로 사랑을 받은 조한철은 진동기에게서 둘째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조한철은 진양철(이성민 분)의 차남으로 계산이 빠르고 눈치와 잔머리의 대가인 진동기를 연기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시청률 26.9%로 종영을 했다.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조한철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잘 된 것에 대해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될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결과까지 좋아서 정말 행복한 작업이 된 것 같다.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해서 더 아쉽기도 하고 좋은 배우들과 긴 시간, 멋진 장면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했다. 결과까지 좋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업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진동기는 계산이 빠르고 눈치와 잔머리가 좋은 인물로 표현된다. 하지만 셈이 빠른 사람임에도 역술을 맹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조한철은 납득이 되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진동기가 둘째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둘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유튜브에서 둘째에 관한 동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둘째가 짠한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심 받고 싶어 하고 어디 끼지도 못하고 항상 2인자인 게 둘째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관심을 받으려고, 형보다 잘 하고 싶은 질투가 있다. 스스로 서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에게 의지하다 보니 정체성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사람이라면 무속에도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한철은 진동기의 이러한 설정이 오히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진영기(윤제문 분), 진화영(김신록 분)과 함께 삼남매가 각자의 색을 가지고 가는데 잘못하면 둘째가 특색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능한 큰형, 눈치보고 잔머리를 쓰는 둘째, 막무가내인 셋째까지 구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 인터뷰. (사진=눈컴퍼니)
 
진동기는 다른 두 남매와 달리 상황에 따라서 코믹한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더구나 조한철은 그간 자연스럽게 극의 활력을 더해주는 재미있는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조한철은 진동기를 연기함에 있어서 고민을 해야 했다. 그는 재미있는 역할을 해와서 그런지 진동기가 그런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진동기가 웃겨야 할지, 코미디를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고 당시 고민을 언급했다.
 
이어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상황에 따라가 가다 보면 진동기는 웃을 포인트가 있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본을 따라가면서 상황에 따른 코미디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산경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조한철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 원작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작품이 끝난 뒤 원작을 찾아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봐서 좋은 경우가 있고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안 보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배우가 작업을 할 때 스타트가 중요하다. 배우도 한 번 편견에 사로잡히면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대본을 처음 읽을 때도 소리 내서 읽지 않고 처음부터 본능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읽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캐릭터를 구축해 놓고도 처음 대본을 읽고 받은 느낌대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대본이 선명하게 동기를 그려주고 있어서 원작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조한철은 진동기와 자신의 닮은 점으로 유약함을 꼽았다. 그는 나도 진동기와 같은 유약함을 가지고 있다. 성민이 형이 소리를 지르면 진짜로 놀랐다. 촬영을 하면서 연기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진짜 놀라는 모습이 생각 보다 많이 담겼다고 밝혔다.
 
진동기는 진양철이 죽고 난 뒤 진영기와 순양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진도준(송중기 분)에게 모든 걸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진영기의 악행이 드러나면서 진동기를 비롯한 순양가 사람들은 순양 그룹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된다.
 
이러한 진동기의 결말에 대해 조한철은 내가 잘 되면 이상한 드라마다. 잘 될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보면 딸도 좋은 사람 같지 않아서 내가 잘 되도 이상할 것 같다. 그러게 살았으니 저렇게 된 것 같다. 동기는 잘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 인터뷰. (사진=눈컴퍼니)
 
조한철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동기가 도준에게 당한 뒤 진양철을 찾아가서 진상을 부리는 모습을 꼽았다. 그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연기를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등장할 때가 가장 마음에 든다. 사실 더 과하게 하려고 했다. 집사들에게 성질을 부리고 형에게도 소리를 치는 등 호기롭게 행동을 한다. 원래 그럴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배우들은 예상치 못한 걸 할 때 쾌감을 느낀다. 진양철을 만나러 계단을 올라가다가 아버지가 등장하자 주춤주춤 뒤로 간다. 이 모습이 진동기스러웠다. 리허설을 하면서 나온 자연스럽게 행동이었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닥에서 소리치는 장면에서 바스트가 들어오지 않는다. 아마도 타이트하게 들어오기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내가 힘을 빼고 얼굴을 조금 덜 쓰고 계산을 했다면 바스트 장면이 들어왔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처럼 조한철은 진동기가 둘째라는 점에서 출발해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진동기스럽게 연기를 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조한철이 끊임없이 다작을 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는 대본에서 요구하는 지점이 있다. 나는 그걸 확장 시키는 거다. 예를 들면 갯마을 차차차에서 딸에게 집착하는 것에 꽂힐 수도 있다. 동기도 계산 빠른 사람이 점을 왜 보는 거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서 그럼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겠다고 확장을 시킨다. 이러한 꽂히는 지점이 가진 이유, 근거를 찾으려고 하다 보니까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거 같다고 했다.
 
끝으로 조한철은 올해를 돌아보며 살던 대로 살았고 하던 대로 했다. 다른 작품에 비해서 공을 더 들인 것도 아니고 매 작품마다 에너지를 쏟아 냈다. 근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는 한 작품이 반응이 좋았지만 내년에는 출연 한 작품이 반응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배우나, 배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냥 하던 대로 열심히 살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살던 대로 잘 살면 감사한 일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 인터뷰. (사진=눈컴퍼니)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신상민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