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폭염 예고…"벌써부터 추석 물가 비상"
평년보다 비싼 여름 당근·무 가격…장바구니 물가 불안 '확대'
입력 : 2024-07-02 17:01:58 수정 : 2024-07-02 17:01:58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본격적인 장마철에 진입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터라 이번 장마에 농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인데요. 특히 폭염과 장마로 인한 작황 부진이 이어질 경우 식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이는 다가오는 추석에 물가 불안정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관측마저 제기됩니다. 유통업계는 장마를 대비해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상청은 올 여름의 경우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다고 예보한 바 있는데요.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 대비 높을 확률은 91~94%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농가에서 오전 5시 30분경 잎채소를 수확을 하고있는 농민들의 모습. (사진=롯데마트)
 
현장에서는 이 같은 장마 악재가 이미 반영되는 추세입니다. 무, 당근 등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실정인데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7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무의 재배 면적이 감소하면서 생산량도 전년 대비 1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무 도매가격은 20㎏에 1만5000원으로 21.8% 오를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30.1% 비싼 수준입니다. 무와 더불어 당근 가격도 오르는 분위기입니다. 당근 도매가격은 20㎏에 7만5000원으로 평년 대비 130% 높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또 7월 배추 도매가격은 10㎏당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11.6% 비싼 수준입니다.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감소함에 따라 이달 배추 출하량이 평년과 비교해 7.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로 진입한 만큼 피해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날씨에 민감한 야채류와 과일의 경우 폭염과 장마를 겪을 경우, 생산 품질 저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이로 인한 추가 물가 상승도 우려됩니다.
 
통업계, 안정적 농산물 수급 위한 대책 마련 나서
 
이와 관련 유통업계는 여름철 안정적인 농산물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롯데마트는 새벽에 상품을 수확해 상품 품질을 유지, 정상품 출하율을 높여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 안정적 판로 확보에 나섰습니다.
 
신선식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대비해 전국 권역별로 로컬 MD를 배치해 운영 중입니다. 매주 10여곳 이상 농가와 협력사를 방문해 재배 상황 점검, 현장 지도, 대체 산지 발굴 등 선도 유지와 품질 관리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폭염이 연일 이어질 경우 상품 품질 저하로 제 값을 받기 어려워 채소 농가 소득 불안정성이 커지게 마련입니다. 이에 유통 과정을 줄여 신선식품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 설명입니다.
 
이마트는 엽채소류의 경우 스마트팜을 활용해 물량 조절에 나서고 선제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여름 물가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달 가격파격 선언을 위해 달링 다운 등심은 한 달 판매로는 역대 최대 물량인 80톤, 올반 영양삼계탕은 평상시 판매량 대비 4배가 넘는 7만봉을 확보했습니다. 이 밖에 홈플러스는 대체 산지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장마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신신석품의 대량 매입 및 산지 직접 조달 시기를 한 타이밍 빨리 가져가야 하고, 대체 산지를 추가로 발굴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며 "게다가 정부가 사과나 배 등을 중심으로 납품단가 지원을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되면 다시 신선식품의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 업계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장마에 앞서 이른 수급 안정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간의 장마가 예보됐다는 것은 농산물 수급에 영향을 미쳐 농업 분야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장마에 따른 피해 정도에 따라 신선식품 전반의 물가 자극 수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 교수는 "보통 물가나 경제 지표들은 계절성을 따지기 마련이다. 최근 우려되고 있는 '기후플레이션'의 경우 이상 기후의 구조적 변화인 만큼 이에 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마의 경우 매년 반복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물가 정책을 꾸려나가는 데 있어 예측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며 "신선식품은 바로바로 수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초점을 맞춰 물가를 안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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