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분할매각 '잡음'…노조, 거센 반발
노조 "대주주 투자 회수 목적인 매각"
홈플러스 "노조, 왜곡된 정보로 그릇된 주장"
입력 : 2024-07-03 16:56:12 수정 : 2024-07-03 16:56:34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부분인 익스프레스 매각을 두고 사측과 노조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 결의를 선포했으며, 홈플러스는 매각 추진이 '본체 경쟁력 강화' 목적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150여명은 2일 오후 MBK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지키자 홈플러스! 밀실·분할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노조는 결의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를 열어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 투쟁을 벌여가기로 했는데요. 특히 다음 달 말 1000명 참여를 목표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예고했습니다.
 
(사진=홈플러스 CI.)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마트산업노조 지부가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현실과 어긋난 그릇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론에 나섰습니다. 노조측이 주장하는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 검토 배경이 대주주의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인데요. 홈플러스는 글로벌기업은 물론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도 10년 넘게 공들였던 신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계열사 간 합병,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경제환경에서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해 사업구조 재편과 재무강화를 실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고용 안정성과 관련해선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전제로 진행하고 매각 대금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확대와 온라인 배송인프라 및 서비스 강화 등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액 사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매각이 이뤄진다면 이를 통해 홈플러스 사업역량과 재무구조가 혁신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사측은 내다보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오프라인 마트(하이퍼)와 매장 기반 당일배송 등 온라인사업이 사업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 몇년 간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도 직원 고용안정에 힘써왔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회사 측은 "대형마트에 대한 유통 규제로 온라인 사업자와 경쟁 구도가 불공평해진 상황에서도 2019년 전 직원을 정규직화 했으며 매년 신규채용을 지속해 왔다"고 했습니다.
 
반면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슈퍼마켓만 분할 매각 시 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투자금 회수 논란과 관련해 사측과 극명히 다른 입장을 내놨는데요. 노조는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고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아닌 부동산투기를 진행해 엑시트하려 했으나 여러 유통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MBK의 경영실패로 영업이익을 내도 은행차입금과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배당금 때문에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며 "MBK는 오로지 투자금 회수만을 위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노조는 투쟁에 권리는 직원들에게 있다면서 과거에도 리츠 전환을 막고, 점포 폐점·매각을 재입점으로 전환하는 투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한 뒤 최근 SSM 사업 부문을 분리해 우선 매각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 가격은 8000억~1조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에 비해 오프라인 유통업황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매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인데요. 또 이미 SSG닷컴 등 여러 매물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경쟁 매물이 많은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 잘되는 업종이면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큰 반발이 없을수도 있는데, 온라인 업황의 급격한 성장으로 오프라인 소매업이 위축되다 보니, 홈플러스 직원들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면서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고용적인 부분만 잘 승계가 되면 문제 없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에 대한 약속이 안지켜질 수도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고용불안이 가중되면서 그 전부터 있었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터진게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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