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 '적신호'에도…배달앱, '구독 전쟁' 돌입
요기요, 무료배달로 인한 수익성 악화 속 희망퇴직 실시
치킨게임 속 충성고객·수익성 노리는 '유료 구독' 경쟁도 개막
입력 : 2024-08-29 15:59:11 수정 : 2024-08-29 16:10:26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배달 플랫폼 업체가 활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도입하는 등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곳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앞으로는 무료 배달 외에 유료 구독제 서비스 경쟁까지 예고된 만큼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기사가 배민1으로 주문한 음식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 플랫폼 업계 3위인 요기요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출혈 경쟁으로 적자가 누적되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29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의 전준희 대표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지난해부터 누적된 약 1000억원의 적자, 낮아지는 시장 점유율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희망퇴직 실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요기요는 희망 퇴직자들에게 퇴직 위로금으로 월 고정급여 4개월분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근속 1년 미만자는 월 고정급여 4개월분을 근무 일수에 비례해 일괄 지급합니다. 전 대표는 "회사가 마련한 재원이 희망퇴직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회사의 존속을 걱정해야 할 만큼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들게 확보한 재원이라는 사실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무료 배달 서비스는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는 한편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자영업자의 부담 또한 가중시켰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무료 배달로 본격화한 배달 플랫폼의 '치킨게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 배달 서비스로) 출혈경쟁이 심해지다보니 건전한 경쟁이 어려워졌다"라며 "그럼에도 출혈 경쟁은 오히려 더욱 격화되고 있다. 언제쯤 출혈 경쟁이 끝날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에다 최근엔 충성 고객 확보 및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한 유료 구독 경쟁에도 불이 붙었는데요. 배달의민족은 그간 무료로 시범 운영해온 '배민클럽' 구독 서비스를 다음달 11일부터 유료화할 예정입니다. 당초 배달의민족은 지난 20일부터 배민클럽 유료화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기가 조정됐습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지난 3월 말부터 유료 서비스 '와우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무료, 추가 할인 적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쿠팡은 월 4990원이던 멤버십 가격을 지난 4월 돌연 7890원으로 인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달앱 업계에서 구독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놓은 플랫폼은 요기요입니다. 요기요는 지난해 5월구독제 서비스인 '요기패스X'를 시작했는데요. 지난 3월 요기패스X의 구독비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안착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사용량 증대 외에도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데요. 다만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3파전 속 경쟁적 출혈이 장기화되면서 최후 승자가 누가 되든 간에 재정적 부담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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