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모임 신당 창당, 속도조절 들어가
혁신재창당 무산돼도 신당 창당 서두르진 않을 듯
입력 : 2012-08-18 12:06:55 수정 : 2012-08-18 12:07:4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부결로 '멘붕'에 빠졌던 통합진보당 혁신그룹이 마지막 타개책으로 현재의 당을 재창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구 당권파가 당 사수를 외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분당 혹은 재창당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혁신파가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움직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혁신모임은 우선 당의 혁신재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강기갑 대표의 행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당 상황 대책에 관한 토론'을 단일 안건으로 중앙위원회를 소집한 것도 혁신재창당을 위한 일환이다.
 
그렇지만 노회찬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구 당권파가) 강기갑 대표의 (혁신재창당) 제안을 흔쾌하게 수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 보인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노 의원은 "그러나 22일에 중앙위를 열어서 전면적인 토론을 하도록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신당을 만드는 것과 관련, 지역을 돌며 당원간담회를 갖는 등 혁신에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강기갑 대표의 움직임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 당권파가 당의 해산이나 혁신모임이 요구하는 방향으로의 재창당을 수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16일 있었던 혁신모임 2차회의에서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 당은 국민들에게 해로운 당이 되었다"며 "당에 더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탈당을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유 전 공동대표는 "노동계를 중심으로 결단하셔서 새로운 주체를 형성해주시기를 기다린다"며 "저희(참여계)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지, 중심세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당의 주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시간을 좀 가지고 그런 주체가 형성될 때까지 조금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당을 하게 되면 노동을 기반으로 진보운동을 펼쳐온 세력이 신당의 중심이 되고, 참여계는 거기서 대중성을 보완하는 역할에 복무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민주노총이 지난 13일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실적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것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 까닭에, 참여계를 비롯한 혁신파 의견그룹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일반 대중들을 모두 포함하여 일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유 전 공동대표가 '새로운 당의 주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한 대목도, 8월 말까지 강기갑 대표의 혁신재창당 노력이 실패한다고 곧바로 신당을 창당에 속도를 내지는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심상정 전 공동대표도 "노동자의 대표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더욱 강력한 진보정당을 만들어가는 책임있는 노력으로 이어지도록 혁신모임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전 공동대표는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며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당을 건설하는 길은 바로 그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새로운 노동정치와 만나는 과정에서 진보적 대중정당의 모습은 더 뚜렷이 그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혁신그룹 사이에 구 당권파와의 결별 의사를 확인한 상태에서, 노동세력의 결합이 없이 조급하게 신당을 창당해 다시 한 번 과오를 되풀이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혁신모임의 신당 로드맵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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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