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보험해지 늘어나…작년 해지환급금 14년만에 최고치
지난해 해지환급금 생보업계 18조원·손보업계 10조원 규모 기록
입력 : 2016-04-06 14:22:05 수정 : 2016-04-06 14:22:35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팍팍해진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해지환급금은 18조4651억원으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생명보험협회가 해지환급금의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이후 18조원대 규모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해지환급금이란 보험상품 가입 후 만기가 되기 전에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면 보험사로부터 위약금을 제외한 금액을 일부분 환급받는 돈을 말한다.
 
때문에 해지환급금이 늘어나는 것은 가계의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은 지난 2002년부터 연간 13조원 규모를 유지해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에는 17조7885억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09~2010년 13조원대를 유지하던 해지환급금은 ▲2011년 14조9579억원, ▲2012년 16조9251억원, ▲2014년 17조127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8조4651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손해보험사의 저축성·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약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손보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장기해약 환급금 규모는 9조8999억원으로 지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장기해약 환급금 역시 지난 2012년 8조4777억원에서 2014년 9조1245억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10조원대가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이같은 고객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지환급금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20~25% 낮춘 상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은 보험료가 낮은 대신에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기존 상품보다 훨씬 적은 해지환급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보험료가 저렴해 가입했다가 만기전에 해약을 하게되면 기존의 보험상품보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설계해야하는 보험업권의 특성상 보험상품은 만기전에 해지할 경우 고객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보험사의 해지환급금 증가세를 보이면서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불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 가입 전 계약을 얼마나 유지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지,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에 보험업계의 보험해지환급금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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