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포커스=== 재테크 (이정모의 세상읽기)3월10일, 1898년과 2017년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언론에 나오는 시위는 반북 시위 아니면 반일 시위였다. 반정부 시위와 반미 시위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1980년대에 들어서야 알았다. 반일 아니면 반미였던 반외세 시위 목록에 이젠 반중이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것 같아 유감이다. ... (이정모의 세상읽기)지구를 떠날래, 나가 놀래? “지구를 떠나거라.” 이 구절에 리듬을 실어서 읽는다면 독자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개그맨 김병조 씨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떠나라는 말은 더 이상 개그가 아니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리 인류가 2050년에는 달, 2100년에는 화성에 정... (이정모의 세상읽기)명예혁명 “국왕은 신에게만 책임이 있고 신하에게는 책임지지 않으며,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국왕은 곧 법이다.”1970년대 고등학생에 다닐 때 국민윤리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왕권신수설’이다. 선생님은 왕권신수설을 옹호하시면서 학생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에... (이정모의 세상읽기)23.5도와 조류독감 23.5도. 행복과 불행이 모두 여기에서 시작했다. 지구는 일 년에 한 번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태양에서 1억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서 큰 타원을 그리면서 도는 동안에도 지구는 쉬지 않고 팽이처럼 빙빙 돈다. 그런데 꼿꼿한 자세로 태양과 마주보며 도는 게 ... (이정모의 세상읽기)세금 낭비한 국정 역사교과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 제목이다. 추락은 날개가 있는 것들만 할 수 있다. 날개가 있어서 높이 날아야만 추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날개가 없다면 추락을 하려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박근혜 씨가 대통령 직을 수행하... (이정모의 세상읽기)트럼프와 알파 수컷 침팬지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은 여러 모로 수컷 침팬지와 그들의 지배 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9월 18일 침팬지 행동연구가로 유명한 영국의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이런 말을 했을 때만 해도 ‘뭐, 그런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흘려들... (이정모의 세상읽기)위험한 놀이터 아파트 단지마다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양지 바른 곳이 아니라 대개는 그늘진 구석에 세워져 있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이라는 뜻이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놀리고 싶어 하는 부모들은 별로 없다. ... (이정모의 세상읽기)타임슬립과 타임머신 타임슬립(time slip)은 과학소설(SF)과 판타지소설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는 상투적인 장치다. 주인공은 타임슬립을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 당연히 독자들에게도 타임슬립의 원리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SF에서 많이 쓰이... (이정모의 세상읽기)형설지공과 노오력 내가 1990년대에 독일에 처음 유학 가서 놀랐던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아무리 둘러봐도 전봇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사방에 개똥이 널려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정모의 세상읽기)올림픽, 그냥 즐기자 1992년 6월 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사설학원에서 독일어를 배우면서 평범한 독일 가정에서 하숙할 때의 일이다. 하숙집 주인아저씨인 콜베르크씨는 은퇴를 6개월 앞둔 공무원으로 말이 거의 없었지만 그의 아내인 마리아 콜베르크 할... ◀ 678
(이정모의 세상읽기)3월10일, 1898년과 2017년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언론에 나오는 시위는 반북 시위 아니면 반일 시위였다. 반정부 시위와 반미 시위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1980년대에 들어서야 알았다. 반일 아니면 반미였던 반외세 시위 목록에 이젠 반중이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것 같아 유감이다. ... (이정모의 세상읽기)지구를 떠날래, 나가 놀래? “지구를 떠나거라.” 이 구절에 리듬을 실어서 읽는다면 독자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개그맨 김병조 씨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떠나라는 말은 더 이상 개그가 아니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리 인류가 2050년에는 달, 2100년에는 화성에 정... (이정모의 세상읽기)명예혁명 “국왕은 신에게만 책임이 있고 신하에게는 책임지지 않으며,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국왕은 곧 법이다.”1970년대 고등학생에 다닐 때 국민윤리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왕권신수설’이다. 선생님은 왕권신수설을 옹호하시면서 학생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에... (이정모의 세상읽기)23.5도와 조류독감 23.5도. 행복과 불행이 모두 여기에서 시작했다. 지구는 일 년에 한 번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태양에서 1억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서 큰 타원을 그리면서 도는 동안에도 지구는 쉬지 않고 팽이처럼 빙빙 돈다. 그런데 꼿꼿한 자세로 태양과 마주보며 도는 게 ... (이정모의 세상읽기)세금 낭비한 국정 역사교과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 제목이다. 추락은 날개가 있는 것들만 할 수 있다. 날개가 있어서 높이 날아야만 추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날개가 없다면 추락을 하려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박근혜 씨가 대통령 직을 수행하... (이정모의 세상읽기)트럼프와 알파 수컷 침팬지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은 여러 모로 수컷 침팬지와 그들의 지배 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9월 18일 침팬지 행동연구가로 유명한 영국의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이런 말을 했을 때만 해도 ‘뭐, 그런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흘려들... (이정모의 세상읽기)위험한 놀이터 아파트 단지마다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양지 바른 곳이 아니라 대개는 그늘진 구석에 세워져 있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이라는 뜻이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놀리고 싶어 하는 부모들은 별로 없다. ... (이정모의 세상읽기)타임슬립과 타임머신 타임슬립(time slip)은 과학소설(SF)과 판타지소설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는 상투적인 장치다. 주인공은 타임슬립을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 당연히 독자들에게도 타임슬립의 원리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SF에서 많이 쓰이... (이정모의 세상읽기)형설지공과 노오력 내가 1990년대에 독일에 처음 유학 가서 놀랐던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아무리 둘러봐도 전봇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사방에 개똥이 널려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정모의 세상읽기)올림픽, 그냥 즐기자 1992년 6월 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사설학원에서 독일어를 배우면서 평범한 독일 가정에서 하숙할 때의 일이다. 하숙집 주인아저씨인 콜베르크씨는 은퇴를 6개월 앞둔 공무원으로 말이 거의 없었지만 그의 아내인 마리아 콜베르크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