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채상병 순직 1주기…"꽃같은 청년이 이슬처럼 사라져"
서울 보신각 앞에서 추모제 거행…정치·종교·시민단체 등 각계 참석
문정복 "윤 대통령 광장으로 끌어내자…임기 단축 개헌 시도하겠다"
채상병 어머니 "진실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신속한 수사 부탁"
입력 : 2024-07-20 07:52:07 수정 : 2024-07-20 10:47:03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꽃 같던 청년이 이슬처럼 사라졌다. 그날을 잊지 말자고 이 추모제를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광장으로 끌어내겠다, 임기 단축 위해 개헌도 시도하겠다.", "윤 대통령 탄핵이 바로 채상병 사건 진상 규명이며 추모다."
 
고 채수근 해병대 상병 순직 1주기인 19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는 채상병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추모제는 △대종단 성직자와 함께하는 추모예식 △시민 추모제 △시민 대토론회 등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행사는 정의자유해병연대와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주관했습니다. 정치·종교·시민단체 등 각계가 참여해 채상병을 추모했습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열린 '채수근 해병 1주기 시민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사진=뉴스토마토)
 
추모예식 진행을 맡은 박승복 '이채양명주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꽃과 같던 청년이 이슬처럼 사라졌다. 그때는 슬퍼하지도 애통해하지도 못했다. 그날을 잊지 말자고 이 추모제를 마련했다"고 했습니다. 이채양명주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5가 의혹, △이태원참사 △채상병 의혹 △양평고속도로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조작 의혹의 앞글자를 딴 말입니다.
 
격려사를 맡은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채상병 사건으로 많은 젊은 국민들이 국가에 믿음을 잃었다"며 "어느 청년들이 군대에서 국가가 나를 지켜주겠냐고 믿겠나"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 믿음을 저버린 것은 윤 대통령"이라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광장으로 끌어내겠다, 임기도 단축시키기 위해 개헌도 시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종교계의 추모도 이어졌습니다. 4대 종단(기독교·불교·원불교·천주교) 성직자들이 각자 방식으로 채상병을 위한 추모 예식과 기도를 올렸습니다. 김민웅 목사와 최재영 목사는 추모사를 했습니다.
 
김 목사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이 바로 채상병 사건 진상 규명이며 추모"라고 말했습니다. 최 목사는 "이채양명주는 김건희 비선실세 세력들 때문에 생긴 사건 사고"라며 "윤 대통령은 자진 사퇴하거나 아니면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열린 '채수근 해병 1주기 시민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채상병을 위해 헌화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시민들의 추모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먼저 채상병 어머니의 편지 대독이 있었습니다. 채상병 어머니는 편지에서 "누가, 왜 아들을 물속에 투입시켜서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그 상황에서 장화를 신고 수색을 하라 했는지 밝혀달라"며 "그래야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고했습니다. 또 "진실이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신속한 수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정의자유해병연대의 서왕천 조직위원장과 권태영 상임의장의 추모사가 있었습니다. 서 위원장은 "1년간 채상병 사건 수사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며 "윤 대통령은 군인 정신을 완전히 무시했다. 윤 대통령은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권 의장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너(채상병)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우리 기성세대는 젊은세대에 어떤 기억을 남기고 있나,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일 박창진 을들의연대 대표가 '채수근 해병 1주기 시민 추모제' 무대에 올라 추모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박창진 을들의연대 대표는 "권력에 의해 희생되는 을들이 많다"며 "부패한 권력들의 민낯을 밝혀내려면 동료 간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채상병 사건은 지난해 7월19일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이던 채상병(당시엔 일병 계급)이 경북 예천에서 민간인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고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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