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내수 부진…커지는 '역성장' 공포
한은, 다음 주 2분기 GDP 발표 눈길
'효자 수출품목' 자동차도 둔화세
입력 : 2024-09-04 17:28:26 수정 : 2024-09-04 18:52:49
가계 빚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끝없는 내수 부진에 빠졌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가계 빚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끝없는 내수 부진에 빠졌습니다. 특히 소비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4%로 낮췄습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호조세를 보이던 수출마저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역성장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2분기 GDP, 6분기 만에 역성장…수출도 '빨간불'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습니다.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2022년 4분기(-0.5%) 이후 6개 분기(1년 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2분기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1분기에 일시적인 성장 영향이란 분석입니다. 1분기 GDP는 1.3% 성장해 시장 예상치였던 0.5~0.6%를 두 배 정도 웃돌았습니다.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2분기 성장률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기저효과를 뺀 전년 동기 대비를 보면 2분기, 2.3%, 상반기 2.8% 증가해 통상 2% 내외인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와 함께 국내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수출이 둔화됐습니다. 그동안 업계는 내수 악화로 국내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까지 해외 판매에 기대 왔는데요. 이마저도 둔화되면서 경고등이 켜진 셈입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수요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과 시장에 비우호적인 요소들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됩니다. 또 최근 국내 자동차 수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GM한국사업장 공장이 파업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량도 반토막 났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에 발표될 2분기 GDP 잠정치 발표도 역성장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항의 한 선박에 6일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선적돼 있다. (사진=뉴시스)
 
가계 흑자액 8분기째 감소…주담대 '사상 최대'
 
내수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실질 기준)은 월 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1.7%) 감소했습니다. 
 
한 가정이 자산 구입이나 빚을 갚는 데 쓸 수 있는 가계 흑자액이 최근 8분기 내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의 내수 회복이 더딘 것은 가계 흑자액이 줄어든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고물가로 쪼그라든 실질소득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최근 2년 중 4개 분기 동안 가구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감소 폭도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3.9%에 달했습니다. 나머지 4개 분기 실질소득은 늘었으나 증가 폭은 모두 0%대에 머물렀습니다. 
 
또 8월 한 달간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화된 대출 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가계 흑자액 감소와 대출금 등이 급증하면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습니다. 소매 판매는 지난해 6월(1.4%)과 올해 2월(0.9%)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2022년 9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타격을 받은 곳은 음식점업과 주점업으로 소비는 지난해 5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의 문제는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구매력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내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수출 신장세도 사실상 한두 개 품목에 쏠려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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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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