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가구매장서 미술 강의…까사미아 '살롱 드 서래'로 예술-고객 잇는다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공예-예술 협업, 갈 길 '많아'"
원데이 클래스 수강 후 가구·소품 구매도 가능
신세계까사 "문화·예술 주제로 소통·공감하며 브랜드 가치 알릴 것"
입력 : 2023-02-10 17:33:56 수정 : 2023-02-10 17:45:1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작가와 만나면서 공간 자체가 플레이스 마케팅이 되는 거죠. 그냥 가구 매장이면 작가들이 이렇게 오지 않죠. 한 층 전체를 작가의 갤러리로 내어주면서 가능한 일이 됐습니다. 예술과 가구의 만남은 다른 분야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아니라 갈 길이 많습니다."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서 열린 원데이 클래스 '살롱 드 서래(Salon De Seorae)'에서 리처드 우즈 작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까사)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서 열린 '살롱 드 서래(Salon De Seorae)'의 강의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신세계까사의 아트 디렉터를 맡아오고 있습니다. 신세계까사는 프리미엄 가구를 표방하며 해외 유명 예술과들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 대표의 공도 큽니다.
 
살롱 드 서래는 신세계까사가 진행하는 원데이 컬처 클래스입니다. 신세계까사는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의 입지적 특성에 착안, 문화·예술로 일반 가구 매장과의 차별화를 꾀하고자 살롱 드 서래를 기획했습니다.
 
평일 저녁이지만 클래스를 듣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 8명이 모였습니다. 한 수강생은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서 가구를 구입했다가 원데이클래스 소식 메시지를 받고 친구와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는 참석 전 배경지식 습득을 위해 이날 공부할 작가에 대해 검색해봤지만 국내 사이트들에선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오히려 강의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은 배가 됐습니다.
 
살롱 드 서래의 첫 클래스는 '글로벌 아티스트 리처드 우즈 도슨트립'으로 진행됐습니다. 리처드 우즈는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의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 직접 참여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건물 외벽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홀리데이 홈'으로 꾸미고 내부 벽면은 작품을 활용해 아트월로 장식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서 '살롱 드 서래'가 열리기 전 책상에 자료와 다과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리처드 우즈는 다채로운 패턴을 전통 판화 기법으로 선보이는 영국의 현대미술 작가입니다. 특유의 패턴과 집을 형상화한 구조물 등을 통해 공공미술 형태로 작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대중화'를 꿈꾸는 작가는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우즈는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턴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해내 현대적인 문양으로 재창조해 냅니다. 지난 2009년 미국 뉴욕 시청공원 경비 초소에 공공미술 커미션 작업을 시작하면서 퍼블릭 아트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됐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때에는 현대산업개발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에서 돌 패턴과 자작나무 패턴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발표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작업 기법과 전시활동, 작품 구매 방법, 작품의 메시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한 수강생은 리처드 우즈의 작품을 외장재로 사용할 수 있는지, 또 둥근 기둥 등 집 구조에 맞게 맞춤 제작이 가능한지 묻기도 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서 '살롱 드 서래' 수강생이 리처드 우즈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가구와 예술의 결합에 대해 이 대표는 아직도 갈 길이 '많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대표는 "선진국들은 일찍이 공예와 예술의 만남을 보편화하면서 좋은 디자인을 일상 속에서 쓸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 혁명을 이뤄낸 것"이라며 "우리나라 가구업체들도 시도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경제 수준을 고려하면 굉장히 빨리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습니다.
 
작가에 대한 공부와 이해는 곧바로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의 후 진행된 매장 투어에서 수강생들은 리처드 우즈의 작품과 제품을 사뭇 진지하게 감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에는 리처드 우즈와 협업해 완성한 가구와 소품을 단독 전시·판매하고 있는데 리차드 우즈의 손길이 닿은 제품에 수강생들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 번의 클래스로 작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는 물론 구매욕까지 끌어올린 셈입니다. 까사미아는 3월부터는 리처드 우즈와 협업한 컵 등 소품을 매장에 추가할 계획입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매장 자체가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이 된다는 서래마을점의 '아트 살롱' 콘셉트에 맞춰 단순히 정보만 얻고 가는 클래스가 아니라 인근 지역 고객들이 자유롭게 취향을 공유하고 예술적 영감을 얻어가는 살롱형 세션을 기획했다"며 "문화예술을 주제로 고객과 소통·공감하며 까사미아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등 까사미아만의 브랜드 가치를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외관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1시간 30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바쁜 평일에 시간을 쪼개어 방문했기 때문일까요. 주말에나 방문하곤 하는 미술관에서 보내는 시간 못지 않게 가치 있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소규모 인원이 배우고 함께 투어를 다니며 이색 경험을 해서인지, 리처드 우즈 작품의 화려한 색채 때문인지는 몰라도 밤 시간임에도 피로감 대신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와 함께 작가의 작품과 제품을 원스톱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였다는 생각입니다. 신세계까사는 지속적으로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한 작품을 선보이고, 원데이 클래스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가구=문화·예술'이라는 공식에 가까워지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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