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전성기)②성수동 '하루 1000만원'…"비싸도 가성비 있는 투자"
월평균 90개 팝업 들어서는 성수동
고가 임대료에 인테리어까지 '억' 소리
"기대 이상 홍보 효과…아깝지 않아"
입력 : 2024-07-12 17:01:07 수정 : 2024-07-12 19:11:04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여겨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한 골목에도 여러 개의 팝업 매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상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은 2~3주일로 짧지만, 임대료는 억 소리가 납니다. 여기에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성공적인 홍보를 위한 인플루언서 섭외까지 마치면 팝업스토어에 들어가는 비용은 수십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팝업스토어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투자라고 입을 모읍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수동 중심 상권에 위치한 50평 규모의 팝업스토어 공간을 대여하는 비용은 하루 1000만원 안팎으로 파악됩니다. 성수동 일대 부동산 관계자는 "성수동 중심 상권인 연무장길이냐 아니냐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크다"면서 "50평 기준, 연무장길에 위치한 상가 임대료는 하루 1000만원, 연무장길과 떨어진 저렴한 곳은 200~300만원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건물 규모와 층수, 시설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 정형화된 시세를 말하긴 어렵다"면서 "상품 분야나 콘셉트에 맞는 공간 또한 제각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유통 업체는 성수동 팝업스토어 공간 임대료 시세를 1주일에 3000만~5000만원 사이라고 했는데요. 하루로 환산하면 400만~700만원대입니다. 규모에 따라 1억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성수동으로 인파가 몰릴수록 임대료는 부르는 게 값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팝업스토어가 끊이지 않으니 임대료 시세가 많이 올라갔다"고 혀를 찼습니다.
 
과거 공장지대인 성수동은 개성 있는 상점이 들어서며 유동인구가 증가했고, 지금은 고급 주거지와 오피스, 맛집이 즐비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는 물론 외국인 유입이 많다 보니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성수동에 체험·전시 공간을 꾸리게 됐죠. 성동구청에 따르면 성수동에서 월평균 90개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거리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고가의 팝업스토어 임대료와 더불어 인테리어비, 인플루언서 섭외비, 안전요원 등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2~3주가량 팝업 매장을 여는 데 수십억원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올해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한 업체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운영 비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적게는 수억원부터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갈 수 있다"라며 "팝업스토어를 어떻게 꾸미고 광고비에 얼마를 배정하느냐에 따라 총 비용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팝업스토어를 열 때 광고 모델을 부르거나,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화제가 될 수 있도록 인플루언서를 초청한다"면서 "인지도가 높은 인플루언서의 경우 섭외비가 만만치 않아, 많이 부를수록 마케팅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큰 금액을 쏟아붓지만, 홍보 효과를 생각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있는 투자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단 몇 주 만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각인시킬 수 있어 이만한 홍보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팝업스토어 방문객이 SNS에 관련 글을 게재하면 이는 자연스럽게 2차 홍보로 이어집니다. 팝업스토어는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기업과 소비자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팝업스토어는 일종의 MZ세대의 놀이터로 소통 창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생기고 사라지는 수많은 팝업스토어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데요. 팝업 매장의 외부 디자인은 점점 화려해지고, 체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 운영 경험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브랜드를 부각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잘 엮고 재미 요소를 더하는 것이 팝업의 핵심"이라며 "이전에 운영했던 팝업스토어가 흥행에 성공했고 방문객이 많이 몰리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가 흥행하면 섭외하지 않은 인플루언서나 일반인이 찾아와 홍보 효과는 배가 되고,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살필 수 있다"면서 "투입 비용 대비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업의 선호도가 높고, 이는 브랜드 홍보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성은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