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승승장구' 현대차…주주환원 규모 향방은
2분기 비싼 차 많이 팔려…분기 최대 실적 경신
인도법인 IPO 앞두고 주주환원 기대감 고조
연평균 10조원 설비투자 및 R&D 지출은 걸림돌
입력 : 2024-08-19 06:00:00 수정 : 2024-08-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6: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꾸준히 외형성장을 이루고 있는 현대차(005380)의 주주환원 규모 변화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수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도 앞두고 있어 이러한 주주들의 기대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매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설비투자(CAPEX)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매출 45조206억원, 지난해보다 6.6%↑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45조206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0.7% 성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10.7%, 20.3% 증가했다. 자동차 매출이 35조2373억원으로 외형성장을 이끌었고 금융 및 기타 매출이 9조78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9.59%로 전년 동기(10.03%)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2분기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비결은 비싼 차를 많이 판 데 있다.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된 영향이다. 우호적인 환율도 뒷받침됐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에만 105만7168대의 차량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했다. 국내에선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9.6% 줄어든 18만5737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는 신형 싼타페 및 싼타페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 등 고수익 신차가 인기를 얻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87만1431대가 판매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수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2분기 호실적에 이어 인도법인 IPO에 따라 3조~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중장기 주주환원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달 말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앞두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주주환원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초 올 한해 주주환원안을 공개한 기아(000270)를 판단 기준점으로 삼을 경우 현대차는 기아의 주주환원율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추정치 기준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현대차가 14.6조원, 기아가 10.7조원이다. 기아는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말 배당지급액은 약 2조5470억원으로 추산된다. 주주환원율(순이익 대비 배당금 및 자사주 매입 금액 비율)로 환산하면 28.4%다.
 
 
과도한 주주환원 기대 '경계' 목소리도
 
증권업계는 현대차가 30%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할 경우 추가적으로 이뤄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를 약 93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집행된 3123억원의 자사주 소각과 중간·기말배당 합산 지급액 추정치 약 3조1380억원을 고려한 수치다. 키움증권 신윤철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주주환원율을 30% 수준으로 제시하더라도 이는 연초 밸류업 모멘텀으로 현대차 보통주와 시가총액 사이의 괴리를 크게 축소했던 기아의 주주환원율을 상회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가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비에 연평균 약 10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점을 감안할 때 과도한 주주환원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올 상반기 1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결국 현대차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신윤철 애널리스트는 “주주환원 규모 확대는 분명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만, 급격히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했음에도 최근 주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경쟁사들의 상황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며 주주환원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한편 현대차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3조~4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인도를 선택한 배경에는 높은 경제 성장성에 기반해 고밸류 형성에 성공한 시장이라는 데 있다. 올 1분기 현대차 인도법인 매출액은 2조7676억원으로 현대차 차량부문 매출액의 8.7%에 불과해 실적 기여도가 낮은 편이지만, 인도 IPO를 통해 2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현대차 본사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법인 IPO를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인 DRHP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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