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사업 '새만금'…'35년째' 홀대 논란
잼버리 파행 이후 1년여 검토 끝 사업 재개
국토부, 새만금 사업 관련 올해 첫 입장 발표
입력 : 2024-08-23 17:21:08 수정 : 2024-08-26 08:15:36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예산 농단'으로 불리며 좌초 위기에 몰렸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이 재개됩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지난 1983년 국토 확장과 식량안보 차원에서 대단위 간척사업의 필요성 공론화되자 국책사업으로 검토됐는데요. 환경단체와의 소송 등 여러 고비를 거치며 지속적인 논란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적정성 검토 완료 끝에 내년 예산을 증액하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인데요. 35년째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은 애초 2020년까지 42.7%를 개발하게 돼 있었지만 현재 37%에 불과해 여전히 진도가 더딥니다.
 
사업 '적정' 판단…멈췄던 새만금에 '단비'
 
국토교통부는 기업 활동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새만금 SOC 사업의 투자 방향을 보완하겠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새만금 SOC 사업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이후인 지난해 8월 정부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시 중단됐는데요. 이후 국토부가 사업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는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습니다. 올해 6월 완료된 연구용역에서는 새만금 SOC 사업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토부의 이날 발표는 적정성 결과와 향후 추진 의지에 대한 내용인데요. 국토부에서 새만금 사업 진행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만금 사업 지체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사과를 촉구하는 등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새만금 사업은 절차적 측면에서는 검토 지표를 충족했으나 일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새만금 공항 화물터미널 쪽 면적이 산업용 화물 수요가 높은 새만금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고, 인입철도(화물집중시설 연결철도)의 경우에도 신항만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국토부 성장거점정책과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문제없다고 판단해 사업들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예산이 증액돼 필요한 부분들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지역 간 연결도로 시공사 입찰 절차, 여객터미널 설계자 선정 절차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인입철도와 관련해서는 내년에 기본계획이 고시됩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사진=연합뉴스)
 
"잃어버린 1년 보상 요구"…정상 궤도까진 '첩첩산중'
 
새만금 사업의 당위성은 확인됐지만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사전 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끝난 사업에 정부가 적정성 재검토를 들이대며 약 8개월간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입니다. 국책사업인 만큼 당초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실질적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전북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 사업이 1년여간 지체되면서 허송세월을 보낸 것에 대한 '별도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새만금 주요 사업에 대한 2025년도 예산이 일부 증액 조정되더라도 '지체 보상' 성격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국토부가 재검토해 문제가 없으면 지체된 시간을 나중에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까지 별도 보상방안 마련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구체적인 보상방안 요구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앞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예산 지원이 원래대로 회복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국무회의 통과 전 애초 부처 예산 반영액은 6626억원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이나 잘려나가면서 최종 정부 예산안에는 1479억원만 반영됐는데요. 사상 유례없는 예산 삭감은 잼버리 파행의 돌발 변수가 애꿎은 새만금 예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단 새만금에서는 자체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자체적으로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로부터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나 스포츠 복합 관광단지 조성 등 신규사업 등을 추진해 수익이 발생하면 개발사업에 재투자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다만 태양광 사업의 경우 지난 2018년 발전단지를 설립해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번 정부 들어 힘든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북도의원들이 1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새만금 SOC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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