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후지' 사과, '신고' 배 등 특정 품종이 점유하던 과일 시장에 신품종의 다변화 바람이 불 전망입니다. 특히 이상기상 피해와 병해충 발생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이지플, 감로 사과의 경쟁력과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최근 생식용(먹는 용도) 사과 개발 품종은 이지플, 감로로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과 점유율을 보면 '후지(도입종)'는 6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배는 '신고(도입종)'가 85%로 외국과 달리 특정 품종 점유율이 높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서 시민들이 사과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과는 30년 전만 해도 추석 차례상에 도입종인 쓰가루와 후지 등이 올랐지만 국산 품종인 홍로, 아리수가 오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농진청의 품종 개발로 이지플, 아리원, 감로 등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리수는 1세대 국산 품종인 홍로의 뒤를 잇는 품종으로 새콤달콤한 맛이 좋습니다. 아리수는 보급 10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3배인 900ha까지 증가한 바 있습니다.
겉모양이 매끈하고 기후 변화 대응으로 주목 받는 품종입니다. 홍로의 단점인 탄저병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측의 설명입니다.
이지플은 착과 관리가 쉬워 일손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아리원은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우며 감로는 아삭한 식감에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배의 경우 30년 전 추석 도입종으로 장십랑과 신고가 유통됐지만 현재 국산 품종인 원황과 신화가 신고 자리를 일부 대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신화는 기존 신고보다 당도가 높고 익는 시기가 약 2주 이상 빨라 유통 특성이 좋습니다. 안성, 천안, 아산 등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183ha까지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 반응이 좋은 초록 배 설원도 일상 소비용으로 출하를 앞두고 있습니다. 설원은 외관보다는 맛과 품질이 우수해 온라인 유통량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내년부터는 지자체와 협력해 집중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포도는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캣 중심에서 국산 품종인 홍주씨들리스, 슈팅스타 등 다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해당 품종은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당도가 높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새로운 품종이 현장에 안착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주산지에 시범농업기술센터와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하고 농가 재배기술 교육에 특별히 힘쓰고 있다"며 "유통업체와의 협력에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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