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익개선 일등공신은 '휘발유'
저유가로 소비량 급증…높은 정제마진에 '함박웃음'
입력 : 2016-02-01 16:24:11 수정 : 2016-02-01 16:31:42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눈부신 수익성 개선에는 '휘발유'가 있었다. 지난해 휘발유 소비량이 저유가 기조 속에 2010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휘발유 정제마진도 높게 유지됐다.
 
1일 한국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휘발유 정제마진은 사상 최고 수준인 19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유사들이 분기별 최대실적을 낸 2분기의 휘발유 정제마진은 21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2011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휘발유 정제마진이 13~14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가 일정 가격에 들여온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 등 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 발생하는 가격 차이를 뜻한다. 정유사들의 실적은 정제마진에 따라 춤을 춘다. 지난해(11월까지 누적) 휘발유 소비량은 7013만배럴로 전년 같은 기간(6708만배럴)보다 5%가량 늘면서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 
 
휘발유 강세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를 무색하게, 1월 휘발유 정제마진은 23달러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정유부문에서 영업이익 274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한 S-Oil의 경우 "휘발유 마진이 경유 등 다른 제품보다 높은 수준이라 휘발유 생산을 최대화하기 위해 공정 운영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1월 들어 미국 휘발유 소비량의 증가세가 소폭 꺾이면서 휘발유 정제마진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업계는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5년 미국 일일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보다 3.8%가량 증가한 916만배럴이었으나, 올 1월 셋째주까지의 소비량은 약 878만배럴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가량 줄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휘발유 재고가 누적되고 있고 이는 곧 휘발유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유가가 더 낮아지더라도 그 하락폭이 줄기 때문에 저유가로 인한 휘발유 소비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지난 8월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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