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측 "부산면세점 에코백"이라더니…부산엔 신라면세점 없었다
최재영 목사, 김 여사 연루 '추가 뇌물 수수' 의혹 제기
김 여사 측 "대기자는 대통령실 행정관…선물 아닌 에코백"
"에코백은 부산 신라면세점에서 받은 것…실물도 검찰에 제출"
신라면세점 "부산엔 1990년 이후로 면세점 운영 안해"
입력 : 2024-07-12 14:30:39 수정 : 2024-07-12 16:48:02
[뉴스토마토 박창욱·유근윤 기자] 명품백 수수 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측이 추가 선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반박 증거물을 제시했습니다.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를 접견할 당시 복도에서 봤다고 주장한 인물은 김 여사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실 행정관이며, 그가 들고 있던 가방도 선물이 아닌 에코백이라는 주장입니다. 행정관이 들고 있던 에코백 또한 부산 신라면세점 사은품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2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부산에는 1990년 이후 30년 넘게 신라면세점이 입점한 적 없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최 목사와 <서울의 소리>는 '뭐?! 대통령실 직원이었다고? 증거 하나만 대시라!'라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9월13일 최 목사가 코바나컨텐츠에서 김 여사를 만나고 나올 때 사무실 밖 복도엔 3명이 앉아 있었고, 1명은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들었으며 또 다른 종이 가방도 의자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최 목사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나 말고도 김 여사에게 줄 선물을 든 대기자들이 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여사가 추가로 선물을 수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겁니다.
 
최재영 목사가 지난 2022년 9월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와 만난 뒤 나오며 촬영된 동영상에는 어떤 한 사람이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안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사진=서울의 소리 유튜브 캡처)
 
그러자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이튿날인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 목사가 주장한 의혹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김 여사 측은 "당시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들고 있던 사람은 대통령비서실 조모 행정관이고, 에코백과 종이 가방엔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며 "이를 입증하고자 당시 들고 있던 에코백을 검찰에 임의 제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서울의 소리> 영상과 (에코백 실물) 사진을 비교하면 동일한 에코백임이 입증된다"며 "신라면세점 에코백은 오래전 부산 신라면세점 오픈 당시 100달러 이상 구매자에게 제공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11일 김건희 여사 측은 최재영 목사가 촬영한 동영상에서 나오는 신라면세점 에코백과 동일한 에코백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최 목사 주장한 '김건희 여사 추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반박했다. (사진=김건희 여사 측 제공)
 
그런데 취재 결과 부산엔 신라면세점이 운영된 바 없습니다. 신라면세점과 한국면세점협회 등에 따르면, 부산 일대에서 '부산'이라는 명칭을 걸고 운영되는 신라면세점은 없습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1989년~1990년, 잠깐 부산에서 면세점을 운영했던 것 외에 부산에 우리 면세점은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신라면세점은 부산항(부산시 동·남구)과 김해공항(부산시 강서구)에서 신라면세점 인도장을 운영 중입니다. 면세점 인도장이란 인터넷 면세점이나 시내 면세점에서 사전 구매한 면세품을 출·입국 때 건네받는 장소입니다. 복수의 면세업계 관계자는 "부산항 인도장은 2015년에 문을 열었고, 김해공항 인도장도 최소 2017년보다 훨씬 전에 개점했다"고 했습니다. 
 
김 여사 측 주장이 맞다면 조모 행정관은 영상이 촬영될 당시인 2022년으로부터 무려 30년 전(1989년)에 부산 신라면세점으로부터 에코백을 받았다는 말이 됩니다. 면세점 인도장에서 에코백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5~7년 전 일입니다. 반면 영상 속 에코백은 너무 깨끗해 시간의 때가 묻은 물건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용산점 전경.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의혹을 주장한 최 목사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 측의 에코백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2022년이 아날로그 시대도 아니고 누가 그렇게 많은 가방에 보고서를 가득 넣어 다니느냐"고 따졌습니다. 이어 "더구나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 여사에게 보고를 하러 왔다고 한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민간인 신분의 대통령 배우자가 왜 대통령실로부터 보고를 받느냐"면서 "김 여사 측의 주장이 맞다면 국정농단이고 대통령실 행정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조모 행정관이 '에코백을 부산 신라면세점 사은품으로 받았다'라고 기억하고 있었다"면서 "정확한 건 현재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부산엔 1990년 이후로 신라면세점이 없다'라는 질문엔 "조모 행정관이 그렇게만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자꾸 최재영 목사가 의혹을 제기한다면 곧 조모 행정관의 옷과 스카프, 코트 등 모든 브랜드 등을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창욱·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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